여당 "방송법 본회의 직회부 안돼…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민주, 21일 디데이로 방송법 개악 준비"
"공영방송, 더 심한 노영방송으로 전락"

국민의힘은 17일 공영방송 이사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겠다고 시사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의회 폭거"라고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드디어 민주당이 방송법 개악의 최종 준비를 개시했다. 방송법 개정안 협상이 진전되기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그간 몇 차례 우리 당과 전체회의 일정을 협의했다"며 "민주당은 이미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정한 이달 21일을 디데이(D-day)로 잡고 방송법 개악을 위해 애초에 여당을 패싱하고 강행 처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불법주식 취득으로 배임수재 공범 혐의를 받는 안형준 MBC 사장과 그 관련자들, 안 사장 선임을 확정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귀를 막고 처음부터 MBC 방탄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송법은 악법 중 악법"이라며 "외형적으로 시민단체 참여 확대와 정치적 후견주의 배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걸고 있으나 민주당과 민주노총 집단이 영구적으로 방송을 장악하는 건 우리 당은 물론 전 국민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사 수를 13인으로 줄이면서 국회 추천 권한을 3인으로 축소하고, 나머지 10인은 관련 학회, 시청자위원회, 직종별 단체 등에서 추천하도록 한 무소속 박완주 의원 수정안에 대해 "개악법을 농축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머지 10명을 민주노총, 친민주당 세력으로 채우도록 더 개악된 법으로, 중재안을 가장한 사기 법안"이라고 강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의회 폭거로 날치기한 방송법 개정안은 헌정사상 최악의 오점일 뿐이며, 공영방송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노영방송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은 21일 전체회의 개의와 방송법 직회부에 절대로 동의한 적 없다"며 "의회 폭거로 상징되는 방송법에 대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공영방송을 영구히 장악할 일은 없을 절대 없을 것"이라며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방송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의결을 시사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를 현행 9명 또는 11명에서 21명으로 늘리고, 국회(5명),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6명), 시청자위원회(4명), 방송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술인연합회(각 2명)의 추천을 받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바 있지만, 지난 2일부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지 60일이 지났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과방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법 제86조에 따르면 법사위 계류 60일이 지난 법안은 해당 상임위원회 재적인원 5분의 3의 동의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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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