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 텁텁, 하늘은 뿌연데…미세먼지 '보통'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보통 수준’ 발표...먼지총량 TSP 대신 PM-10으로 측정
고려대기환경연구소 "16일 새벽 최악 수준의 TSP관측, 냄새도 맡을 지경"

뿌연 먼지에 하늘은 흐리고 가시거리는 짧아졌는데도, 황사를 조심하라는 예보는 없다. 왜 그럴까.

17일 기상청 위탁관측소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는 “중부지방의 TSP가 9일 오후 6시 167㎍/㎥을 기록한 후 하강·상승을 반복하더니 16일 새벽에는 248㎍/㎥까지 치솟았고, 그 영향이 17일까지 이어졌다”며 “최고치를 찍었던 16일 새벽의 수치는 후각이 예민한 사람이 ‘황사 냄새가 난다’고 말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째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 수준'이라고 발표한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내용이다.

이 연구소의 정용승 박사는 “사용하는 기준(단위)이 사람이 보고 느끼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황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적은 수준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TSP(Total Suspended Particles·총부유분진)는 50㎍/㎥ 이하의 모든 부유 먼지를 말하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PM-10으로 대기환경 기준이 바뀌었다. 입자 크기가 10㎍/㎥이상인 먼지는 인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흰 차량의 보닛 위에 이물질이 누렇게 앉아 있다고 치면, 목에서 텁텁함을 느끼고 하늘은 뿌옇게 변한 상태다. 이때 황사가 심하다고 느끼지만, 뉴스를 통해 전파되는 기상예보엔 ‘미세먼지 보통’이라고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 박사는 “황사 농도를 TSP, PM10, PM2.5 관측 장비로 5분마다 관측한 후 위성 자료, 기상청 기상도 등과 분석한다”며 “약한 황사라 할지라도 국민 건강은 물론 기업의 정밀장비와 정밀제품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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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