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신고로 출동한 30대 경찰관, 목 부위 흉기에 찔려
무관심 속 혼자서 사건 마무리…부산경찰청 진상조사 나서
소음 신고로 출동했다 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다친 경찰관이 다른 동료들의 무관심 속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일을 해야 했다는 불만의 글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부산경찰청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해당 커뮤니티에 "우리 경찰 동료가 목에 흉기 찔리고 난 후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글이 지난 16일 게재됐다.
경찰청 소속으로 표시된 글의 작성자는 당시 흉기에 찔렀던 경찰관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을 사진으로 첨부했다.
흉기에 찔렀다고 주장하는 경찰관이 경찰청 소속 공무원들만 볼 수 있는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 따르면 경찰관 A(30대)씨는 동료와 함께 지난 6일 오전 5시 50분께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B(60대)씨의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B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목 부위 등을 수차례 찔렀다. A씨는 피를 흘리며 동료와 함께 B씨를 제압했다.
이후 A씨는 병원 문이 열리지 않은 아침 시간대여서 목에 붕대만 감은 채 지구대로 돌아왔다.
A씨는 "지구대로 돌아왔는데 피를 많이 흘려서 어지러웠다"며 "힘들어서 의자에 누워 있다가 눈을 떠 봤는데 킥스(KICS, 형사 정보시스템)도 제대로 안 돼 있었고, 피해자 진술조서를 작성하려는 사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킥스와 진술 조서 등을 본인이 처리한 뒤에야 퇴근할 수 있었다.
A씨는 "다른 팀원들은 퇴근하고 혼자 피를 흘리고 병원을 찾아 헤매는데 찔린 상처를 봉합해줄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동생이 병원을 알아보고 직접 운전을 해 어머니와 병원을 찾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수술받으면서 (흉기가) 조금만 더 옆으로 갔으면 죽을 뻔했다는 설명을 듣고 눈물이 나왔다"며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혼자 병원을 찾아야 했고, 동료들도 원망스럽다"고 호소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있었던 딸의 입학식도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B씨는 지난 15일 살인미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 진상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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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