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들,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박홍근, 與에 "국회 재투표서 용단해달라"
더불어민주당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면서 "이는 민의를 거스른 것이고, 농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국회에서 예정된 재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여당에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20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66.5%가 찬성한 '쌀값 정상화법'의 공포를 거부하며 국민의 뜻을 거슬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농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우리 당이 제안한 '쌀값 정상화법'은 정부가 적극적인 쌀 생산 조정을 통해 남는 쌀이 없게 하려는 '남는 쌀 방지법'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폭락할 경우를 대비해 농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우리 당이 농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농가소득 보장을 위한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강력하게 주장해온 것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기까지 수십년 간을 희생해온 농민들에게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농민들이 더 이상 고물가 관리에 희생되지 않도록 하자는 강력한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면서 또다시 정부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쌀값을 폭락시켜 농민들을 희생시킬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또 "더욱이 농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대변해야 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쌀 생산 조정의 효과를 축소하여 여당 의원조차 의구심을 표명한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왜곡 보고를 하여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건의하는 등 농민들을 배신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쌀값 정상화법의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여 적극적인 쌀 생산조정을 하게 되면, 매년 3만ha의 쌀 재배면적이 밀·콩 등 타작물 재배로 전환되어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며 쌀값은 크게 안정될 것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년에 쌀 60만t이 과잉 생산되고 쌀값이 하락하여 연 1조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는 허위 주장을 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민주당은 쌀값 정상화법을 거부하여 국민의 뜻을 무시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허위 보고와 쌀값 정상화법의 거부를 건의해 농민들을 배신한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굴하지 않고, 농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윤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양곡법은 다시 국회로 넘어오게 된다.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하면 법률로 확정될 수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의원을 비롯해 농어촌 지역에 기반을 둔 또 상식과 양식 갖춘 의원에게 호소한다"며 "대통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를 중단하고 국민 상식에 적극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법에 따라 국회가 재투표하게 될 때 반드시 양심에 따라 용단해줄 것 촉구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고영인·김승남·김정호·소병훈·신정훈·양경숙·위성곤·윤준병·이병훈·이원택·이정문·정필모·주철현·진성준·홍성국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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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