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69시간' 설계 노동부, 연차 미사용율 46.8%…18개 부처 중 1위

민주 이수진 의원 지난해 연차 휴가 미사용 등 분석
노동부, 평균 연차휴가일수 18.44일 중 9.81일 사용
사용율 높은 곳은 외교부 17.31일, 환경부 15.03일

정부 부처 18곳 가운데 연차 휴가 미사용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고용노동부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동 시간 유연화 정책 설계 부처가 정작 직원 연차 사용에 인색하단 지적이 나왔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8개 부처에서 2022년 연차 휴가 평균 미사용 현황을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이다.

분석엔 정부 표준인사시스템을 통한 2022년 말 기준 일반직 고위공무원에서 9급까지 직급별 평균 법정 연가수, 실제 연가 사용일수 평균 등도 활용됐다.

부처 18곳의 2022년 권장 연차 휴가일수도 자료 분석에 활용했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먼저 부처 18곳 중 일반직 9급 이상 고위공무원까지 평균 연차 휴가 미사용일이 가장 많은 곳은 고용노동부로 2022년 말 기준 미사용일 비율이 46.8%로 분석됐다.

평균 연차휴가일수는 18.44일이었는데, 이 가운데 9.81일이 실사용 됐다. 개인별 법정 연차 휴가 중 약 절반을 사용 못한 것으로 이 의원실은 판단했다.

이어 연차 미사용일 비율은 중소벤처기업부 39%, 국토교통부 38.6%, 통일부 37.3%, 산업통상자원부 37.2% 등이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36.3%, 보건복지부 36.1%, 해양수산부 34.9%, 기획재정부 33.8%, 교육부 32.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1%였다.

이외 국방부 30.4%, 행정안전부 29.2%, 여성가족부 28.4%, 법무부 27.4%, 문화체육관광부 21.3% 등으로 이 의원실은 분석했다.

재직 연수 등에 따라 부여되는 연차 휴가를 가장 많이 사용한 부처는 외교부로, 미사용일 비율이 13.8%로 가장 낮았다. 법정 연가일 평균은 20.08일 중 17.31일이 실사용 됐다.

외교부 다음으로는 환경부가 연차를 많이 사용했는데, 법정 평균 18.48일 가운데 15.03일을 사용해 미사용일 비율이 17.6%로 집계됐다.

이 의원실은 관리직 또는 간부직으로 분류되는 4급 이상 공무원이 연차 사용 수준이 부처 미사용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직급별로 봤을 때 고용노동부는 4급 이상 공무원의 연차 미사용일 비율이 약 54%였던 반면 환경부는 79.4%였다고 이 의원실은 전했다.

이 의원실 측은 "고용노동부에서 연차 미사용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권장 연가 일수가 높게 설정된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외교부는 권장 휴가일 18일에 근접한 17.31일을 사용한 반면 고용노동부는 권장 17일 대비 절반이 조금 넘는 9.81일 사용에 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비교해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이 일은 일대로 하고 연차 휴가 수당에선 상대적으로 손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고용노동부 연차 미사용율을 짚으면서 노동시간 개편 추진 관련 비판을 더했다.

이 의원은 "몰아 일하고 쉬라면서 주69시간제를 밀어붙이는데, 정작 직원들의 법정 연차 휴가일 사용 수준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 가정 양립 사회 구현을 위한 주무 부처 자격이 있나"라며 "이제라도 주69시간제를 폐기하고 직원들부터 쉬게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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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