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 말고 공안부 수사" 요구한 송영길…檢 "문제 없어"

송영길 "특수부가 별건수사" 지적했으나
검찰 "부패범죄 성격 사안…문제 없어"
"단서 놓고 수사 안 하면 직무유기" 반박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두 당시 수사에 불만을 표했다. '특수부'에서 '별건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는데, 검찰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돈봉투 의혹으로 입건된 송 전 대표는 지난 2일 검찰의 소환 통보가 없었음에도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 착수 뒤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했다.

자진 출두가 무산된 후 검찰청사 앞에 선 송 전 대표는 준비해온 입장문을 읽으며 크게 2가지 측면에서 검찰 수사를 문제 삼았다.

하나는 과거 '특수부"라고 부르던 반부패범죄수사2부에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점으로, 송 전 대표는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2012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서 처리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사건도 공안부(현 공공수사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수부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미리 그림을 그려놓고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 사건은 당연히 공안부에 배당돼 수사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별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알선수재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확보한 녹음 파일을 다른 사건 수사에 이용하는 게 위법한 게 아니냐는 취지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기획수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선 이정근 개인비리 사건에서 별건수사에 송영길 주변에 대한 이중별건수사를 하는 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송 전 대표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당대회에서 금품이 오간 경우 선거 관련 수사를 하는 공안부가 맡을 수도 있지만 부패범죄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특수부가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당선을 위한 매표 행위가 아니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이기 때문에 부패 범죄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반부패수사2부 수사 중에 나온 단서로 시작된 만큼 해당 부서에서 수사를 이어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현재 반부패수사2부는 선거 수사 경험이 많은 공안 전문 검사도 지원받아 수사팀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경위나 전문성, 관련 사건 수사 상황 등을 종합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반부패부서에서 수사하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별건 수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검찰은 동의하지 않는다. 별건 수사는 쉽게 말해 하나의 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합리적 근거 없이 다른 범죄 혐의를 만들어 하는 수사인데, 목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검찰 관계자는 "단서를 확인했는데 수사를 안 하면 직무유기"라며 "녹음 파일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확보한 증거이며 법원의 영장 심사 과정에서 증거 취득 적법성 여부를 계속 점검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돈봉투 의혹의 공여자 및 수수자군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진행한 뒤 송 전 대표 소환조사 일정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공여자 측이자 수혜자로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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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