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아메리칸 파이 부르고 '바이든 날리면'도 생각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당 윤리위원회의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심사에 대해 "공천녹취록이 사실이면 어쩌려고 하느냐"며 진상조사 필요성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리위가 태 최고위원이 거짓말한 거라고 하는 걸 기정사실화하고 징계한다면 사태가 굉장히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 협박을 한 게 사실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이렇게 그냥 징계로 가버리면 나중에 태 최고위원이 마음이 바뀌어 가지고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이야기하면 어떡할거냐"고 문제 제기를 했다.
유 전 의원은 "그래서 윤리위가 녹취록 문제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건 안 맞다고 본다"며 "제주 4.3이나 JMS 사건은 징계할 수 있다. 하지만 녹취록 문제는 진실이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오늘 결론내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태 최고위원이 녹취록에서 했던 말이 사실인 거 같다"며 "지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당정관계가 수직적이고 명령하면 따르는 체제다. 대통령이 무리해서 집권여당을 대통령 하수인으로 만든 건 나중에 총선 때 자기 사람으로 공천해서 당을 장악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공천 개입을 해서 2년 징역형을 받았다"며 "윤 대통령이 그때 중앙지검장으로 수사지휘를 했던 사람 아니냐. 저는 1년전부터 이렇게 작업을 해나가는 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번 정부가 공천 개입할 여지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미 전당대회에서 다 드러나지 않았느냐"며 "전당대회 룰을 대통령 한마디로 당원 100%로 바꾸고 집권 1년 밖에 안됐는데 당대표 내지 비대위원장은 벌써 네 사람째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는 그런 하수인에 불과한 출장소에 불과한 당을 만들기 위해서 그랬다"며 "이유는 총선 때 공천 개입하기 위해서라는 건 거의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를 하겠다는 욕심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 생각도 안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날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의원은 "어제 일본 총리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음 아프다'라고 했는데 이건 죄에 대한 사과가 아니다"라며 "그냥 본인이 마음이 아팠다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장 시찰단 파견 문제에 대해 "어이가 없는 게 시찰은 가서 둘러보는 것"이라며 "그런 건 IAEA조사단이 여러 번 했고 중간보고서도 발표가 됐고 최종보고서도 곧 발표가 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국민들이나 태평양 지역의 여러 나라들은 지금 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IAEA 보고서도 못 믿겠다는 것"이라며 "방류수 안에 삼중수소나 여러 방사능 물질이 인체에 들어오고 또 어류가 그걸 흡입해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한다. 그래서 이번엔 현장 시찰단이 아니라 현장검증단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묻는 질문에 "여러 장면이 생각나지만 (윤 대통령이) 미국 가서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는 장면이 생각나고 '바이든 날리면'도 생각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인에 대해 굉장히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계실지 모르겠는데 저는 정치를 24년째 하는 사람으로서 정치권에도 꼭 부패하고 무능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검사들만 나라를 걱정하는 게 아니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께서)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해보셨으니 거꾸로 거기에서 교훈을 얻으셨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며 "대통령이나 집권세력이 무능하고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대로 문제해결을 안하고 국정농단에 빠지면 어떤 일이 나라에 일어난다는 걸 보셨을 거 아니냐. 대통령 되시고 그런 경험을 자기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하는데 교훈으로 삼으셨어야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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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