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가능성
국민의힘, 16일 전까지 중재안 마련 주력 방침
尹, 직역간 갈등 첨예해 여론 최대한 수렴할듯
중재안 도출 실패하면 의료계 후폭풍 불가피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간호법 제정안이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 공포 또는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시한에 임박해 국무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여당이 대한간호협회(간협)와 중재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중재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간호법을 둘러싼 의사 등 다른 직역과 간호사 간 갈등이 워낙 첨예해 다음주는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국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법은 오는 16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간호법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지난 4일 정부로 이송됐다. 대통령은 간호법을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해 오는 19일이 간호법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한인데,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에 열려 9일 또는 16일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간호법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 간호법 중재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오는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간호법 찬반 단체 간 물밑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간호법상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사회' 문구나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등에 대한 직역 간 합의가 이뤄지면 새롭게 마련한 개정안을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법을 둘러싼 직역 간 강대강 대치로 갈등이 깊어지고 있어 대통령이 시간을 두고 여론을 가능한 최대한 수렴해 오는 16일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등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13개 단체들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3일 연가를 내거나 단축 진료를 하는 1차 부분파업에 이어 오는 11일 2차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1차 때보다 연가투쟁과 단축진료를 확대하고, 1차 부분파업 때 참여하지 않았던 치과의사, 요양보호사들도 합류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이 16일까지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 연대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공백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전공의들은 총파업 참여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의협 비대위 투쟁 로드맵에 원칙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6일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고 이후 의협 비대위가 (총파업을) 적극 추진한다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중환자실, 응급실 등을 포함해 단체행동(파업)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적극 논의하고 있다"면서 "다만 국민의 건강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협은 오는 13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대응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간협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단체행동 여부와 방식 등을 결정하기 위한 의견 조사에 들어갔다.
간협은 "보건복지부가 간호법에 대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초강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결의했다"면서 "14일까지 일주일간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15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협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한 단식돌입 선언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여당이 간호법 중재안 도출에 실패하고 대통령에게 '공'이 넘어갈 경우 공포 또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을 밟게 돼 의료계 내부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간호사와 의사 등 다른 직역 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이여서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나든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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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