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아들 있다" 고수하다 "확인중"으로 선회
통일부 "아들 존재 여부 불확실"…없다는 관측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를 여러 차례 공개하며 부각하는 가운데,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단짝 친구가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에게 장남(2010년 추정)이 없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 함께 베른국제학교에 다녔던 조아오 미카엘로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미카엘로는 김정은이 1998~2000년 스위스 학교에 재학했을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로 김 위원장 집권 뒤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북한에 초대돼 김 위원장을 만났다고 한다.
미카엘로는 북한에 처음 초대됐을 때 아내 리설주도 만났다며 당시 김정은으로부터 직접 "아내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다음 해 다시 방북했을 때에는 리설주를 만나지 못했다.
미카엘로는 "딸을 낳았다고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방의 한 인사도 비슷한 시기 김정은을 만났지만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RFA에 전했다. 김정은이 딸 주애에 관해서는 자주 언급했지만 아들은 한 번도 화제에 오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권력체계 전문가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은 "김정은에게 아들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고스 국장은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한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2012년 원산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때 이복 누나 김설송을 포함한 많은 가족이 있었지만 거기에 아들은 없었다고 들었다"며 "김정은이 주애를 자주 공개하고 자랑하고 매우 보호적인 것을 봤을 때 첫 아이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주애'라는 이름 역시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한 후 김정은 부부의 딸을 안아봤다고 밝히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고스 국장은 다만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아들이 존재하지 않거나 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들이 건강에 문제를 갖고 있어 감췄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정은의 첫째 아들 유무에 대한 정보 당국의 판단도 바뀌었다. 국가정보원은 2017년부터 "장남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지난 3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선 "첫째가 아들이라는 첩보가 있어 계속 확인 중"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결국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통일부도 "아들의 존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장관은 지난 3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출석, 김정은의 자녀 수에 대해 "2명 혹은 3명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이 김정은 자녀 수로 3명이 아닌 2명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의 사이에서 2010년생으로 알려진 첫째 아들을 포함해 세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공식적으로 확인된 자녀는 주애뿐이다.
정부 내에서는 아들이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장남으로 알려진) 첫째는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