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비리 민간단체에 내년 예산 축소…신고 포상금 5억 상향"

국조실, 전 부처 회의…보조금 비리 후속 논의
"내년 예산서 보조금 부분 과감하게 축소"
"부조리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창구 다양화"

윤석열 대통령이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비리와 관련해 "단죄와 환수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국무조정실은 7일 전 부처 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특히 보조금 비리를 신고할 경우 파격적인 보상을 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행정기관 감사관회의'를 열었다. 각 부처의 감사관들이 모여 부처별 보조금 지급 상황을 공유하고 보조금 비리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다.

방 실장은 "적발된 사례들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3년간 보조금을 받은 1만2000여 개 민간단체를 감사한 결과 314억원 규모, 1865건의 부정과 비리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방 실장은 "자체감사를 통해 이번에 적발한 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논의하기 위해 오늘 중앙행정기관 감사관회의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먼저 "적발된 사항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확정된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보조금 법령에 규정한 대로 보조금 반환, 또 향후 정부보조사업 참여 배제, 그리고 명단공표 등 필요한 법적조치들을 철저히 취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로 "내년도 예산 편성 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그간 방만하게 운영되어 온 민간단체 보조금 예산은 예산 폐지 등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내년도 보조금부터 올해보다 5000억원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보조금의 부정 사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회계감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지능적이고 교묘한 보조금 비리를 적발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시민이 비영리 민간단체를 감시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시민에 공개하고 부조리는 감사기관에 쉽게 제보할 수 있도록 신고창구를 다양화하겠다"고 말했다.

방 실장은 "공익가치가 높은 신고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행 최대 2억원인 포상금 한도를 5억원으로 올리는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조금 사업에 대한 감사와 예산 구조조정, 제도개선을 통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사업의 운영이 보다 투명해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