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스폰서 김모씨가 출처
前인천시 부시장·이성만 1천만원
본부장 500만원…그외 캠프 자금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살포된 금품 9400만원의 출처를 상당 부분 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역의원에게 살포된 자금 대부분은 '스폰서'에게서 흘러나온 것으로 봤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2021년 3~4월께 송영길 전 대표 캠프에서 살포한 것으로 조사된 자금 9400만원의 출처와 도착지를 상당 부분 규명한 상태다. 범죄혐의와 관련된 부분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공소장,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지역대의원 포섭을 위해 2021년 4월 송 전 대표 캠프 서울 지역본부장이자 스폰서 역할을 했다는 김모씨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김씨는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모씨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가 박씨에게 5000만원을 제공한 사실을 안 윤 의원은 2021년 4월24일 강 전 감사에게 '내가 박씨와 상의할 테니 너(강 전 감사)도 박씨에게 전화해서 이야기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윤 의원은 경쟁 후보 캠프에서 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한다는 소문을 들은 후, 2021년 4월26일 이 의원과 강 전 감사 등이 참여한 기획회의에서 '경쟁 캠프에서 300만원을 뿌리니 우리도 그 정도 돈을 주자'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보관하던 자금 중 3000만원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27일 밤 300만원씩이 든 돈 봉투 10개가 담긴 검은 비닐봉투를 이 전 부총장에게서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부총장은 같은 날 박씨에게 '윤. 잘 전달했음'이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28일 이 의원 등에게 돈 봉투 10개를 모두 살포했지만, 기존에 계획한 일부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을 통해 3000만원을 전달 받았고, 2021년 4월29일 의원회관에서 의원들에게 살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수 의원들도 특정하고 있다. '이정근 녹취록', 관련자 진술, 압수물 분석을 통해 의심되는 이들을 추렸고, 국회 사무처에서 송 전 대표와 윤·이 의원을 포함해 의원 29명의 본청 및 의원회관 동선 자료를 확보해 교차 분석 중이다. 이 의원은 이미 수수자로 특정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나머지 3400만원 중 1000만원은 이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조택상 전 인천시 부시장에게서 이 자금을 제공받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 의원과 조 전 부시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강 전 감사는 이 1000만원을 50만원씩 봉투에 담아 지역본부장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지역본부장도 수수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원외 지역위원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본부의 공동 본부장인 이 전 부총장과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강모씨가 추가로 500만원을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나머지 2000만원은 이 전 부총장 등이 경선캠프에서 마련해 지역상황실장에게 살포한 것으로 검찰은 조사했다. 검찰은 이 자금을 관리한 인물들도 추리며 자금의 구체적인 경로를 최종 확인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자금 흐름과 송 전 대표 캠프 내 설치된 콜센터 자원봉사자에게 지급된 금원의 출처도 확인하고 있다. 이 자금이 불법 경선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수사는 '9400만원+α(알파)'로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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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