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신안군, 홍어식문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

홍어 '생산지·발효지 만남' 12일 양 시·군 업무협약 체결

 과거 바다와 연결된 영산강 뱃길을 따라 홍어를 유통하고 남도 식(食)문화를 함께 개척해온 양 지자체가 '홍어 세계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남도 대표 음식인 홍어 생산지 신안군과 삭힌 홍어·발효 식문화의 메카인 나주시가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나주시는 12일 시청사 대회의실에서 윤병태 시장과 박우량 신안군수가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시·군은 협약을 통해 홍어 식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사업 공유, 지정문화재 추진에 본격 착수키로 했다.


홍어를 매개로 만난 양 지자체는 역사적 측면에서 남다른 인연이 있다.

신안 흑산도는 홍어 집산지로, 나주 영산포는 삭힌(숙성) 홍어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조선 중종 25년 관찬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고려말 남해안 지역 왜구의 노략질로 신안 흑산도 인근 영산도 어민들이 나주 영산포로 피난을 오게 됐고 그때부터 이 지역에서 삭힌 홍어를 먹게 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영산도에서 영산포까지 오는 데는 뱃길로 보름 정도 걸렸다. 이때 배에 싣고 온 생선들이 부패가 심해 버렸는데 항아리 속에서 푹 삭은 홍어만큼은 먹어도 뒤탈이 없는 데다 먹을수록 알싸한 풍미가 있어 숙성 홍어가 영산포에 정착했다는 유래다.

양 시·군은 홍어가 가진 역사적 전통성과 독창적인 식문화 계승에도 앞장서고 있다. 나주는 19회째, 신안은 9회째 각각 홍어 축제를 개최해오며 남도를 넘어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홍어 음식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나주와 신안이 손을 잡고 계승해온 홍어 식문화를 확산하고 세계 인류와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양 시·군과 의회, 생산과 발효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온 명인, 주민들 모두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문화문화유산 등재에 한 마음으로 노력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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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장 / 조성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