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전직 대표, 토론서 윤석열 정부 비판
송영길 "민주, 검찰 독재정권에 싸워야 해"
이준석 "싱하이밍 위안스카이? 尹은 뭔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한목소리로 현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 등을 비판하며 윤석열 정권에 각을 세웠다. 각자의 현, 과거 소속 정당을 향해서도 "검찰과 맞서 싸워야 한다", "당이 죽었다"고 말하는 등 쓴소리를 냈다.
송 전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전날 KBS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에 출연해 여야 현안 및 한중 관계 등을 주제로 토론에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각자가 대표로 몸 담았던 정당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을 드러냈다.
2021년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민주당에서 탈당한 송 전 대표는 민주당의 문제를 묻는 사회자 질문에 "국민을 대신해서 제대로 싸우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밖에 있어보니까 왜 이렇게 못 싸우는가. 검찰 독재정권, 무지막지한 국정 농단에 대해서 싸워야 될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 리더십의 위기가 국민의 억울한 점을 살피고 국민을 대변해서 현장에 들어가 싸워야 한다. 야당답게"라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혹평을 내놨다.
그는 김 대표가 스스로 '당내 분란을 종식시키고 안정화했다'고 한 것을 두고 "분란이 아니라 저는 길 가다가 차에 치인 거고 피해자 입장에서 제가 반성해야 될 건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사실 안정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당이 죽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당의 주체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여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에 대해서도 "여당은 대통령과 정부를 성공시키해서 협력하는 관계지만 또 한 쪽에서 입법부의 일원"이라며 "입법부라는 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도 있다. 그걸 망각하고 오염수 논란이 터졌을 때 여당이 (처리수 용어 논란 등) 이상한 역할만 맡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면 그다음에 오히려 또 자기 발등 찍는 명분을 대통령실에 준다"며 "대통령실이 '봐라, 국민들이 여당을 신뢰하지 않지 않냐, 그러니까 더 주도권을 갖겠다'고 적반하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당에 의원님들이 많다. 자존심이 없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방금 말 다 했다. 자존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송 전 대표도 "(김기현 대표는) 존재감이 없다"며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 당선의 결정적 역할을 아닌가. 이렇게 토사구팽 될 거라고 예언했다"고 보탰다.
싱하이밍 중국대사와 이재명 대표의 면담에서 비롯된 한중관계 논란과 윤 대통령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싱하이밍 중국대사의 최국 발언을 두고 '위안스카이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송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여권이 이재명 대표를 보기 싫으니까 이 기회에 이재명 대표와 야당을 공격할 수단으로 한중 관계를 과도하게, '위안스카이' 발언까지 나옴으로써 제2의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외교라는 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싱 대사가) 위안스카이 같다는 건, 윤석열 대통령은 그럼 뭘 하는 것이냐. 위안스카이는 '고종'을 압박했다"고 비유했다.
그는 "구한말에 혼란스러웠던 외교 속에서 갈팡질팡한 고종을 떠올릴 수 있는 건데, 싱 대사를 압박해서 국내적으로 나쁜 사람 만들면, 이 사람 추방하면 우리 외교단도 추방 당한다"며 "외교적으로 뭐가 남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송 전 대표는 대선 정국이었던 지난 2021년 7월부터 11월까지 네 차례 TV토론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김기현·이재명 대표 간 회동 및 TV토론이 성사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여야 대표가 만나서 여러 현안에 대해서 우리끼리 자유 토론하는 게 저희 전에 없었다. 저희 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준석 전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하려고 수차례 모셨다"며 "현 문제가 김기현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면담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서 당연히 이 대표를 불러야 한다. 이분이 대통령이 아니라 아직 검사 마인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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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