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말레이시아 등 뎅기열 감염 급증
백신·치료제 없어 안 물리는 게 최선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이 동남아시아에서 이상 고온 현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뎅기열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휴가철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6일 외신·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뎅기열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부터 30~40도를 넘나드는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모기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모기는 덥고 습한 날씨를 좋아한다. 올해는 7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돼 감염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슈퍼 엘리뇨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뎅기열은 매년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 감염된다. 질병관리청은 뎅기열을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치쿤구니야열과 함께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모기 매개 감염병 4종 중 하나로 지정했다.
실제 뎅기열은 국내에서 해외 유입 감염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해외 유입 환자가 매년 평균 200명 안팎 나왔고 대부분이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뎅기열의 잠복기는 3~8일이다. 의심 증상은 두통, 근육통, 관절통, 발진, 갑작스런 고열 등이다. 모기 매개 감염병은 사람 간 전파되지 않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보미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뎅기열 감염자 중 약 5%는 뎅기쇼크증후군, 뎅기출혈열 같은 중증 뎅기열로 진행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의 약 1%가 사망한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 모기가 많은 풀숲과 산 등을 피하고, 곤충 기피제를 사용하거나 방충망과 모기망이 있는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 밝은색 계통의 긴 상의와 바지를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기는 자신의 몸 색깔과 비슷한 검은색을 선호해서다.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여행 전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서 국가별 감염병 예방정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뎅기열 위험 국가에서 모기에 물린 후 2주 이내 발열, 두통, 근육통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여행 이력을 알리고 신속히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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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