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의 사이코패스 지수가 연쇄살인범 강호순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고인 A(30대)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 총점 27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05년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 8명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은 강호순이 받은 점수와 같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총 20개 문항 40점 만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이 사이코패스 변별기준점이 된다. 일반인은 통상적으로 10~15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는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KORAS-G) 평가 결과 총 23점으로 '높음' 수준을 받았다.

또 A씨는 주변 상황이나 대인관계에 일부 책임을 전가하고, 정서적으로 과민해 외부 자극에 쉽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종합적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판정을 받았다.

실제로 피해자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A씨의 반성문에는 "피해자분은 회복이 되고 있으며 1심 재판 때마다 방청객에 왔다고 변호사님에게 들었으며 너무나 말도, 글도 잘 쓰는 것도 보면 솔직히 '진단서, 소견서, 탄원서' 하나로 피해자이기에 다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살인미수 형량 12년 너무합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 A씨와 구치소 동기였다고 주장한 B씨는 "A씨와 구치소에 함께 있을 당시 피해자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말을 약 2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2일 부산고법 형사2-1부(부장판사 최환)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재범 위험성 평가도구 및 정신병질자 선별도구에 의한 평가 결과에서 드러나는 A씨의 과도한 공격적 특성과 행동 통제 능력의 결여, 반사회적 성격적 특성을 더해 보면 과연 A씨에게 법을 준수하려는 기본적인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욕하는 환청을 들었다거나, 피해자가 여성인 줄 몰랐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고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수감된 이후에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나 자신의 전 여자친구 등에 대한 보복의 의지를 드러내고 그들에게 잘못을 돌리거나 법원에 대해 강한 적의를 표출하는 등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