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글로컬대' 15곳…본지정 평가 거쳐 10곳 선정

교육부 글로컬위, 예비선정 결과 발표…'6.27대 1'
대전·세종·대구·제주 고배…'사립대 통합'도 전멸
"사립대 통합, 유기적 연계에서 낮은 점수 받아"

5년 간 국고 1000억원을 지원 받게 되는 글로컬대학30에 통폐합을 공약한 국·공립대 4곳 등 15곳이 예비 선정됐다. 10월까지 이 중 10곳을 뽑는 본지정 평가가 남아 있다.

대전·대구·세종·제주 지역은 모두 탈락했다. 지방거점국립대학 9곳 중 6곳이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해 국공립대 8곳, 사립대 7곳이 제출한 신청서가 뽑혔다.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 예비지정 대학 명단'을 발표했다.

◆거점국립대 9곳 중 6곳 선정…'사립대 통합' 전멸

'글로컬대학30'은 2026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지방대(Global+Local, 글로컬) 30곳 육성을 목표로 학교당 역대 최대인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파격적인 규제혁신 혜택을 우선 적용하고 타 중앙 부처와 광역시도의 추가 투자를 지원 받게 된다.

시도별로는 강원과 경북이 각각 3곳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은 ▲강원대-강릉원주대(공동)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림대, 경북은 ▲안동대-경북도립대(공동) ▲포항공과대(포스텍) ▲한동대가 선정됐다.

경남은 ▲경상국립대 ▲인제대 2곳이 뽑혔다. 타 시도는 ▲광주 전남대 ▲부산 부산대-부산교대(공동) ▲울산 울산대 ▲전남 순천대 ▲전북 전북대 ▲충남 순천향대 ▲충북 충북대-한국교통대(공동)이다.

이번 예비지정에서는 대학 108곳이 낸 혁신기획서 총 94건 중 15곳이 뽑혀 경쟁률 6.27대 1을 기록했다.

예비지정 명단에 이름을 올린 지방대는 19개교다. 국립대가 11개교, 사립대가 7개교였다. 전문대는 공립대인 경북도립대 단 1곳만 빼고 모두 탈락했다.


지방거점국립대 총 9곳 중에서는 경북대, 제주대, 충남대 3곳을 제외한 모든 대학이 예비지정 된 셈이다.

통폐합을 신청한 대학 27곳의 신청서 13건 중에서는 4건이 선정됐다. 국립대 간 통폐합 3건, 국립대와 도립대 간 1건이다. 국립대 간 통폐합은 1건을 제외하고 모두 합격했고 국립대+도립대는 100% 합격했다.

반면 동일 법인 내 통합을 신청하는 등 사립대 간, 사립 일반-전문대간 공동 신청서는 모두 탈락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립대의 물리적 통합은 쉽게 이룰 수 있지만 유기적인 연계가 돼야 한다"며 "심사위원들이 유기적 연계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아 이번에 선정이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시범 지역임에도 신청 대학 6곳(4건)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시범 지역 신청서 중 7건이 예비 지정됐고 나머지 8건은 모두 라이즈 체계 시범 지역이 아닌 곳들이다.

국공립대 통폐합이나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가점을 줬는지 묻자 김 부위원장은 "가점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평가위원들이 각자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글로컬위는 탈락, 합격 대학의 점수표를 공개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대학들 "전공 선택 규제 풀어달라"…완화 착수


교육부는 이번 평가는 한국연구재단에 위탁해 진행됐고, 혁신성, 성과관리, 지역적 특성 3개 영역에 중점을 두고 혁신기획서를 평가했다고 밝혔다.

평가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예비지정 평가위원회는 20여명이 넘는 학계, 연구계,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됐고, 철저한 보안을 위해 비공개 합숙평가로 진행됐다.

교육부는 이번에 제출된 신청서 94건의 분석 결과를 대학 혁신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대학들은 혁신 추진과제의 실행에 필요한 규제개혁 과제 총 337건을 제안했으며, 주로 학문 간 전공 변경이나 3학년부터 가능한 전과 제도 등 학생의 선택권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구체적으로 학사 관련이 1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학생 71건 ▲재정회계 43건 ▲교원 관련 32건 ▲산학협력 및 조직운영 각각 24건 등 순이었다.

교육부 관게자는 "편입학 가능 학년을 3학년 아닌 1학년으로 해달라거나 모집단위와 상관 없이 전과를 가능하게 해 달라는 등의 요구가 있었다"며 "예비지정 탈락 대학들의 요구까지 폭넓게 정리해서 제도 개선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 정주형 유학생 유치, 대학-지자체-산업체 협력 다각화 등 교육부 소관이 아닌 다른 부처의 협조가 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조만간 대학규제개혁협의회 심의를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내 장벽을 유발하거나 대학 간, 대학-산업체 협력을 저해하는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혁신기획서 상의 과제를 연구·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가 토론회, 정책연구 등을 한다.

교육부는 이번 예비지정 결과 보고서를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의가 있는 대학은 오는 30일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최종 명단은 내달 중 확정한다.

이번에 탈락한 신청 대학 중 공개에 동의한 혁신기획서 50장도 이의심사가 끝난 뒤 공개할 예정이다.

◆본지정 평가 착수…10월 중 10곳 다시 추려낸다

명단이 확정되면 지정된 대학들은 오는 9월까지 광역시도와 지역 산업체 등과 함께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를 수립해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혁신 방향 및 실행계획에 대한 대학 구성원 의견수렴 결과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폐합을 신청한 국립대의 경우 예비지정 1년 내에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내는 별도 절차가 있다"며 국립대 통폐합 관련 지침에 준해 동의 절차 등이 기준으로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예비지정 대학들이 낸 실행계획서를 다시 평가하며, 서면·대면 심사가 병행된다. 본지정 평가위원회는 예비지정과 다른 위원들로 별도 구성한다.

최종 본지정 선정 결과는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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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