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돌아온 명동 '들썩'…상권 회복 '기대 반 우려 반'

'핫플' 즉석 사진관·생활용품 판매장 외국인 관광객 '북적'
임대 문의 늘고, 상가 공실률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
1㎡당 월 평균 임대료 21만원…전용 58㎡ 월세 1232만원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고, 목 좋은 자리에 1층을 임대하려는 대기자들이 많아졌어요." (명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일대는 인파로 가득했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큰 대로변 상점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신 가족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명동을 찾은 일본인과 서양인,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길거리 음식점과 각종 액세서리 점포, 화장품 판매장 등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이른바 '핫플' 꼽히는 네 컷짜리 즉석 사진관 앞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한쪽 벽면에는 교복부터, 가발이 준비돼 있었고,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포스터가 겹겹이 붙어 있었다.

매장 안에는 K-POP 노래가 흘러나오며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동남아 관광객들은 분홍색 곱슬머리와 대머리 가발을 쓴 뒤 거울 앞에서 웃긴 표정을 지어보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휴대전화 셔터를 누르느라 분주했다.

친구들과 명동을 찾은 태국 관광객들은 "평소에 k-pop을 듣고, 드라마도 자주 봐서 한국에 여행을 꼭 오고 싶었다"며 "한국에 와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드라마에서 나왔던 삼겹살과 떡볶이 등을 직접 맛 볼 수 있어 정말 재밌다"고 전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오른 초대형 생활용품 판매장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뒤꿈치를 들고 고개를 빼 들며 곳곳을 살피는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이곳 판매장 만난 캐나다 관광객은 "명동에는 맛있는 것도 많고,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친절해 매일 기분 좋게 가족여행을 즐기고 있다"며 "명동에서 필요한 물건을 살 때마다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외국 관광객들에 상인들은 쉴 틈이 없었다. 생활용품 판매장 관계자는 "이전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코로나 이후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외국인 관광객들로 명동 전체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상인들은 상권 회복으로 임대료가 더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한 잡화점 대표는 "작년에 비해 올해 매출이 거의 2~3배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 없었는데, 올해부터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임대료가 이전보다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명동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임대 문의가 꾸준히 늘었고, 상가 공실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조만간 임대료가 코로나 이전 수준의 70~8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명동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동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1%에 비하면 대폭 줄었다.

또 월평균 임대료로 상승세다. 서울시가 주요 상권 1만2500개 1층 점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동이 월 평균 임대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권 월평균 임대료는 1㎡당 6만9500원으로,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 명동은 1㎡당 월 21만원, 전용면적 58㎡로 환산하면 월세가 1232만원에 달한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