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반기 저점" VS "재하락 할 것"...엇갈린 전망

건설정책硏 "미분양 우려 완화…3분기 저점 근접"
교보증권 "서초 등 입주 부담…하락세 이어갈 것"
원희룡 장관 "대세 상승으로 가기에는 시기상조"

1년 넘게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집값이 최근 다시 꿈틀대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올 하반기 집값을 놓고 민간 연구기관, 증권사 등의 전망이 엇갈린다. 회복세를 보이는 각종 지표를 근거로 집값 반등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시장 매출 급증, 역전세난 우려 등을 이유로 다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5월 넷째 주 조사에서 상승 전환한 후 이번 주(6월26일 기준)까지 6주 연속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도 지난해 5월 첫째 주 이후 60주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나 보합으로 전환했다.

가격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거래량도 살아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아파트 거래량은 3419건으로, 지난 4월(3188건)에 이어 두 달 연속 3000건을 돌파했다.

올 초까지 가파르게 늘던 미분양 물량도 3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865가구로 전월(7만1365가구) 대비 3.5% 감소했다. 미분양은 지난 3월(7만2104가구) 11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인 뒤 감소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집값 전망을 어둡게 하는 지표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도 매물 증가 양상이 뚜렷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6437건으로 6개월 전(5만832건)에 비해 30.6%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5.4로 17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00선을 크게 밑돌고 있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역전세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 2021년 하반기 고가에 계약한 전세 만기가 올 하반기에 대거 도래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 연말까지 크게 늘어나는 점도 전셋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이달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5045가구, 다음 달 3053가구가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집값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택가격 낙폭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미분양 위험이 크게 완화되는 등 시장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3분기에도 이어져 주택경기가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교보증권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도 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오는 8월 이후 대규모 입주와 고점에서 체결한 임대차 재계약 분에 따른 대규모 역전세난 등을 고려하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반등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둔 서초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도 역전세난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하반기 중 2021년 갭투자 물량의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데다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전세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해 전세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심화할 것"이라며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전세시장 불안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역전세로 인해 급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증권사 분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역전세로 인한 임대인 보유 주택이 매물로 출회될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으로 한가지 물건에 두 개의 가격이 만들어져 있어 향후 1년간 도래하는 다수의 전세 만기 사례가 역전세를 피해 간다"고 진단했다.

한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집값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지난 3일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하향 안정세가 더 지속되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며 "지금 대세 상승으로 가기에는 시기상조이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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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