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2분기 오피스텔 전셋값 1.07% 하락
업계선 "전셋값 더 낮출 수 있는 임대인 적어"
"사기가 아닌 선량한 임대물건도 역전세 발생"
"이제는 보증보험 등 가입 기준을 맞추지 않으면 전세 매물이 나가지를 않습니다. 부동산 입장에서도 광고비를 매달 내야 하다보니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오피스텔 매물은 올리지도 않게 되는 편입니다.(서울 영등포구 소재 A 공인중개사)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전세 사기 및 역전세로 인해 오피스텔 전세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오피스텔 전셋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오피스텔 전셋값은 전국 기준 1.07% 하락했다. 지난 1분기(-1.25%)보다는 낙폭을 줄인 것이지만 여전히 하락세가 유지된 것이다. 수도권(–1.25%→-1.06%)과 서울(-0.94%→-0.82%), 지방(-1.24%→-1.09%) 모두 전셋값 하락 폭은 줄였지만 하락세는 계속됐다.
부동산원은 "인천의 경우 신규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고, 매매가 하락에 따른 전세가 동반 하락이 나타났다"며 "경기에서는 전세사고 관련 이슈, 소형 아파트로의 수요 이동에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역시 6월 기준 84.62%로 집계돼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2월 84.85%에서 ▲3월 84.84% ▲4월 84.76% ▲5월 84.66% ▲6월 84.62%로 꾸준히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 중 하나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 가입 요건 강화도 오피스텔 전세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5월부터 전세보증보험 가입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조정하고 주택가격 산정기준 역시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추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세금이 주택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140% X 전세가율 90%)보다 낮거나 실거래가의 90%보다 낮은 주택만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치 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지금보다 전셋값을 내려야 한다는 데 부담감을 호소하는 집주인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악구 소재 B 공인중개사는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공시가격의 126%로 내려가는데 서울 전역에 이 기준을 맞춘 집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며 "지금보다 전셋값을 낮춰야만 이를 맞출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임대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오피스텔 월세 시장은 전세와는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사기 및 역전세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임차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수요를 옮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2분기 들어 하락(-0.18%)에서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수도권(-0.12%→0.05%)과 서울(–0.05%→0.03%)은 하락에서 상승 전환됐고, 지방(–0.40%→-0.23%)은 하락 폭이 줄었다.
오피스텔 전세가격 대비 월세보증금 비율도 지난달 전국 기준 7.9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7.83%에서 ▲3월 7.85% ▲4월 7.88% ▲5월 7.91% ▲6월 7.96% 등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방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보증금 비율이 9.93%까지 치솟아 약 1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인만 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은 "시대흐름상 우리나라에만 있는 후진적으로 불안정한 전세보다 월세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문제는 빌라, 오피스텔 시장의 전세약세가 두드러지고 심지어 아예 전세는 불안하다고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사기가 아닌 선량한 정상적인 임대물건도 전세를 맞추지 못해 본의 아니게 역 전세(전세가격이 직전 전세가격보다 더 떨어지면서 전세금을 온전히 반환하지 못하는 현상)가 생겨 발을 동동 굴리는 임대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