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 위기에 놓인 개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8일 ㈔동물구조119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이 지난 15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됐다.
동물구조119 회원들은 지난 13일 이 농장에서 농장 관계자가 도축한 개를 씻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이곳에는 성견 44마리, 자견 23마리 등 67마리의 개가 극히 열악한 환경의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회원들은 경찰에 신고하고 학대 현장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어 음성군청을 방문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사에 나선 군은 농장주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환경·건축 관련 법을 위반했으면 행정 조치할 계획이다.
군은 자견들을 금왕읍 동물병원으로 이송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성견들은 농장에 그대로 남아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하고 입양되지 않으면 대개 10일 뒤 안락사하게 된다.
군 관계자는 "자견보다 성견은 입양이 잘되지 않는다. 안락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군이 관리하기 어려워 공수의사를 통해 인도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과 동물구조119는 이번에 구조한 개들은 최대 한 달간 보호하기로 했다.
현재 5마리가 입양됐다. 나머지 62마리는 초조한 나날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구조119 관계자는 "어렵게 구조했는데 이렇게 보낼 순 없어서 시민사회단체에 연락해 최대한 더 많이 입양하도록 하고 있다. 더 많은 분이 어려움에 부닥한 동물을 사랑으로 안아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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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