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25%가 외지인 매수..."실수요보단 투기적 수요"

부동산원, 5월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매 925건
1년10개월 만에 최대…지난해 말부터 다시 회복
올해 외지인 비율 25%대…평균 대비 높은 수준

부동산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울시 밖에 거주하는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원정투자 움직임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3711건 중 외지인이 매수한 거래는 925건(24.9%)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930건)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실제 월별 외지인 매수세는 2021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168건까지 급락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회복하기 시작, ▲2022년 12월 360건 ▲2023년 1월 338건 ▲2월 576건으로 상승했다. 이후 지난 3월 810건으로 800건대를 회복한 뒤 4월 736건으로 잠시 줄었다가 5월 925건으로 다시 증가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율도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라 소폭 상승했다. 해당 비율은 올해 ▲1월 29.1% ▲2월 25.2% ▲3월 25.0% ▲4월 24.7% ▲5월 24.9% 등으로 25%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체 아파트 거래 중 원정 투자의 비율이 4분의 1 수준에 달하는 것이다.

외지인들의 원정투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35.9%로 정점을 찍은 후 올해 다시 25%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거래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 말 전체 매매거래 건수가 급감하면서 생긴 지표로, 200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209개월 동안 외지인 매매거래 비중이 평균 18.7%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의 비율은 높은 편이다.

총 925건의 거래를 구별로 나눠보면 송파구(4월 73건→5월 101건)에서 가장 많은 외지인 거래가 발생했고, 강동구(54건→64건), 노원구(44건→64건), 영등포구(43건→60건) 강남구(47건→59건), 서초구(37건→50건), 성동구(25건→48건) 등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

다만 양천구(52건→30건), 강서구(58건→41건), 동대문구(36건→34건), 금천구(9건→5건) 등 투자수요가 적은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감소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서울 아파트 원정매매 추세를 두고 서울 아파트가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실제 KB부동산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36년간 연 평균 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5.8%)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지인 거래 움직임을 두고 여전히 시장에 실수요보다는 투자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외지인 수요는 실수요보다 투기적 수요다. 실제 거주할 형편이 되지 않으니, 갭투자로 매입한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시장에 외지인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은 특례보금자리론 확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수요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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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