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부당" 소비자 소송…2심 또 패소

"누진제, 약관법 위반…누진율도 과도"
전국 13개 소송…소비자들 패소 이어져
2심 "절차 문제없어…누진율 증거 부족"

가정용 전력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비자들이 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4부(부장판사 강재철)는 가정용 전력 소비자 김모씨 등 68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전은 2012년 8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100㎾h, 200㎾h, 300㎾h, 400㎾h, 500㎾h를 기준으로 구간을 나누고 상위 구간으로 갈 수록 기본요금 및 구간별 전력량 요금이 가중되는 누진제 방식을 채택했다. 현재도 유사한 구조로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은 한전의 전기공급약관이 부당하게 정해진 약관이라고 보고, 산정된 전기요금을 부당이득으로 간주해 반환을 청구했다. 또 누진 단계가 2~3 단계 이하거나 누진율이 1.4~2.4배에 불과한 외국의 경우보다 한전의 누진 단계나 누진율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누진제 단체소송은 이 사건 포함 총 13건이다. 전국 법원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김씨 등 이 사건 원고들은 지난 2015년 10월 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는 기본공급약관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가 쟁점이 됐다. 약관법 제6조에 의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이 경우 해당 약관은 무효가 된다.

이 사건 1심은 김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외 사건들에서도 소비자들의 패소 판결이 잇따랐다. 인천지법에서 진행된 1건만 2017년 6월 승소 판결이 내려졌으나 2심에서 패소로 뒤집혔다.

지난 3월 대법원도 "기본공급약관이 절차를 지켜 작성됐으므로 이에 기초한 전기요금 계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누진제는 전기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도입된 경우에 해당한다"며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 역시 전기요금 산정 절차가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에 절차적 문제가 없고, 누진제 시행으로 외국보다 전기 사용이 유의미하게 억압됐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비자들의 주장을 배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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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