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교육감 1급 정교사 연수 특강서 "교사는 예비적 살인자"
"교사가 어린아이 새싹 자르는 것도 보이지 않는 살인 행위"
"교사의 눈빛, 말 한마디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어"
윤건영(63) 충북도교육감이 교사 자격연수 특강에서 한 여담(餘談)이 논란을 부르자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26일 충북 교원단체 등에 따르면, 전날 윤 교육감은 단재교육연수원에서 열린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약 1시간30분가량 특강을 했다.
동영상을 보면, 윤 교육감은 'OECD 학습나침반 2030' 분야를 설명하면서 '2급 정교사'와 '1급 정교사'의 차이점을 강조하며 교사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윤 교육감은 "교육은 실용적인 차원과 기능적인 차원에 머물게 아니라 한 단계 올라가야 한다"면서 "2급 정교사가 기능적인 면을 중시했다면 1급 정교사는 전문가로서 기능적인 것과 본질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준비가 안 됐으면 (정교사) 자격증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담임을 전제로 "28년 동안 청주교육대학교 교수를 지내면서 총장 말고 교수로 참여한 모든 수업에서 한 세 가지 말이 있다"며 "첫째는 '교사는 전문직이다', 둘째는 '교사는 예비살인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살인하지 않도록 공부하고 현장에 나가야 한다. 범죄의 가능성이 있으면 교사를 하면 안된다', 셋째 '꿈을 가져라였다'"고 했다.
교사를 '예비살인자'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살인이라는 게 꼭 망치나 칼을 가지고 상대방의 유기적 생명을 끊는 게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어린아이들의 자라나는 새싹을 자르는 것도 '보이지 않는 살인'으로 완전범죄에 가깝다"면서 "교사의 눈빛과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말 한마디, 가르침 하나가 아이들이 커서 생각의 불구자가 될 수 있게 하는 '보이지 않는 살인'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며 "초등학교, 유치원 교사들은 분명히 예비살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내재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윤 교육감은 교권침해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사명감과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교권보호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과정에서 이런 여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자'란 표현을 쓴 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고 파문이 확산하자 윤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발언의 배경, 목적, 과정 등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시기에 (내가 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교육감의 발언은 유튜브에 '[현장녹취] "교사는 예비 살인자" 윤건영 충북교육감 충격발언'이란 제목으로 올라 있다. 영상은 윤 교육감의 앞뒤 발언을 빼고 편집해 '교사는 예비적 살인자'라고 언급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감이 교사를 대하는 인식이 '충격적'이란 반응이 주를 이룬다.
어느 교사는 "서이초 교사가 교권 침해로 사망한 지 얼마나 됐다고 교육감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막말을 하느냐"면서 "교육감이 교사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이렇게 없는가"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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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