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기범 형량 낮추려고…법정 위증 일당 덜미

검찰, 1심 선고 이후 진술과 증언 모순점 포착
위증 혐의자 조사 벌여 8명 잡아내 재판 넘겨

무등록 다단계 업체를 운영하면서 개발 가능성 없는 토지를 고가에 판매, 수백억원을 편취한 사건 재판에서 검찰이 조직적으로 거짓 증언한 단서를 포착해 위증 사범을 잡아냈다.



27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공판부(부장검사 한상훈)는 주범 A씨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재판에서 조직적으로 위증하고 이를 교사한 일당 8명을 적발해 1명을 구속, 7명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무등록 다단계업체 총괄이사인 A씨는 개발 가능성 없는 부동산과 연계된 가상화폐를 발행, 판매해 피해자 1만1000여명으로부터 393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사기·방문판매법위반·유사수신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올해 3월 징역 5년 등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 선고 이후인 지난 4월 재판 과정에서 위증이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 사건 수사·재판 기록과 구치소 접견 녹취록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수사기관 진술과 다른 법정 증언의 모순점이 드러났고, 위증 혐의자들에 대해 조사가 시작됐다.

당시 A씨의 재판에 출석한 증인은 모두 18명이다. 이 가운데 A씨 지인과 다단계 업체 본사 직원, 투자자 모집책, 다단계 업체 지사장 등 8명이 위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위증 혐의자들은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검찰이 진술 모순점을 지적하자 결국 위증 사실을 자백했다.

이들은 서로 '총괄이사인 A씨에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리한 증언 내용은 'A씨는 다단계 업체 운전기사로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 등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혐의를 끝까지 부인한 A씨의 지인 B씨를 구속상태로, 나머지 7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은 진범이 처벌을 면하게 하거나 무고한 사람이 처벌받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히고 국가 사법질서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사법질서 저해사범을 엄단, '법정에서 거짓말하면 반드시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