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검사 미달 뒤 재검사 적합…法 "거래정지는 타당"

콘크리트 블록 품질점검 결과 '미달'
업체 측 "재검사는 적합"…의문 제기
1심 "기준치 충족 못한 사실 변함 없어"
"품질 균일하지 못하단 점 뒷받침할 뿐"

제품 품질검사에서 미달 판정을 받은 뒤 재검사에서 적합으로 결과가 나왔더라도, 규격미달로 인한 거래정지 처분은 타당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판단 이유를 전했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지난 5월18일 A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거래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콘크리트제품 생산 및 판매를 하는 A사는 지난 2022년 3월 한 지자체로부터 약 1100만원 상당의 콘크리트 블록 2만7500여개를 납품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다음 달 공사 현장에 이를 인도했다.

비슷한 무렵 조달청은 A사를 포함해 122개사에 대한 콘크리트 블록 품질점검을 실시했는데 A사가 납품한 물품의 5개 시료 중 4개에서 '휨강도' 항목이 기준에 미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휨강도란 콘크리트 블록의 하중에 저항하는 정도를 뜻한다.

조달청은 A사의 콘크리트 블록이 규격미달(중결함)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규정에 따라 A사에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1개월 거래 정지를 내렸다. A사는 조달청의 해당 처분에 불복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사 측은 납품한 콘크리트 블록 중 무작위로 추출한 시료에 대해 재검사를 한 결과 규격 적합 결과가 도출됐다며 조달청의 검사 결과의 신뢰성에 큰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1심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달청은 품질점검 과정에서 수요기관 공무원, 원고(A사)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여 결과를 회신받았다"며 "(미달로 판정된) 검사 결과는 합리적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가 자체검사 하거나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검사는 어떤 시료를 채취하여 이뤄진 것인지 알기 어렵다"며 "검사 의뢰 당시 수요기관 공무원이 입회한 가운데 시료를 채취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납품한 콘크리트 블록 중 일부가 '휨강도' 기준치에 충족하지 못한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콘크리트 블록의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뒷받침할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거래정지 처분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원고에게 현저한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재량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조달청이 내린 1개월의 거래정지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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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