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관련 출장은 사법연수원 법관 연수
나흘 간의 연수 수강 뒤 성매매 적발
일정 중에는 성인지 교육도 포함돼
소속 법원, 해당 판사에 대한 징계 청구
평일 대낮에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현직 판사가 성매매 이틀 전 법관 연수에서 성(性)인지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방의 한 법원에서 근무하는 A(42) 판사는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경력별 법관 연수에 참여했다.
해당 연수는 일정 연차에 해당하는 법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A 판사는 나흘간의 강의를 모두 수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A 판사가 수강한 과목에는 '법관의 균형 잡힌 성인지를 위하여'라는 강의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의 2022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연수원은 당시 성평등 연수 강화를 법관연수 기본 방향 중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성인지·성평등 강의 및 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했다.
또 올해에도 성평등 연수 강화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면서 A 판사가 참여한 경력별 연수 등에 성평등 관련 강의를 필수적으로 포함했다.
A 판사는 지난 6월22일 오후 4시께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조건만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30대 여성 B씨와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6시께 호텔 방에서 B씨를 붙잡았고, 현장을 떠난 A 판사의 신원을 특정해 입건했다. A 판사는 업무 관련으로 서울 출장 중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A 판사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고,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부장검사 김은미)가 수사를 맡았다.
한편 A 판사가 소속된 법원은 전날 A 판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성매매 적발 이후에도 형사재판을 계속 진행해 온 의혹에 대해 법원은 "기본 사실관계 조사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고, 휴정기 직전 급박한 기일 변경에 따른 절차적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A 판사가) 8월부터 형사재판 업무를 맡지 않도록 했다"며 "A 판사는 민사신청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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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