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36초만 봐달라" 호소해도…판사 "시간 없어"

사각지대에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와 부딪힌 차량 주인에게 10만원 벌금형 선고

한 차주가 1분짜리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물로 제출했지만, 판사는 "볼 시간이 없다"며 무시한 채 벌금형을 선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한 차주가 사연을 보냈다. 차주는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혔는데 벌금 10만원이 부과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6월 19일 오후 2시경 대구시 달서구의 한 횡단보도 정지선 앞에서 운전자는 대기하고 있었다. 보행자 신호가 끝나고 2초의 여유를 가진 뒤 출발했지만, 중앙분리봉을 넘어 뛰어오는 사람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사람과 차량은 부딪혔다.

경찰은 "차와 사람 간 사고는 무조건 차의 잘못"이라며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차주에게 범칙금 10만원을 부과했다.


사연자는 범칙금 납부를 거부한 뒤 즉결심판을 신청하고 판사에게 "블랙박스 영상 제발 한 번만 봐달라"고 요청했다.

영상 길이는 36초로 짧았지만, 판사는 "볼 시간이 없다. 억울하면 정식재판으로 가라"며 차주에게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2초의 여유는 앞을 보라는 거지 뒤를 보라는 얘기가 아니다. 차주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바로 정식재판 청구해라. 꼭 무죄 받으시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제출한 증거물을 볼 시간이 없다는 판사의 말 직무유기 아닌가" "저 판사에게 재판받았던 사람 중에 억울한 사람 많을 듯" "억울함을 없게 해주려는 자리에서 그 영상 잠깐 봐주는 게 그렇게 어려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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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