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의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가지 2개가 강풍에 또 부러졌다.
10일 보은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정이품송 10m 높이 북쪽 가지 2개가 부러져 아래로 늘어져 있는 것을 군청 담당부서 직원들이 확인했다.
이번에 부러진 가지는 지름 10㎝ 남짓 제법 굵다. 부러진 길이는 5~7m 정도다.
군 관계자는 "이날 6호 태풍 '카눈'의 북상에 따라 정이품송을 점검하던 중 가지 2개가 부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러진 가지 높이가 너무 높아 받침대로 지지하기도 어려워 잘라낸 다음 약품 처리해 감염되지 않도록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지역 나무병원 관계자가 현장에서 나무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정이품송은 1980년대 초 솔잎혹파리 피해로 대규모 방충망을 설치했다.
정이품송은 삿갓 모양의 독특하고 단아한 모습이었지만, 1993년 강풍으로 가지가 부러지면서 좌우 균형을 잃었다.
정이품송 가지가 부러진 것은 1993년 2월 이후 30년 만이다. 당시 강풍과 함께 많은 눈이 쌓이면서 서쪽 가지 1개가 부러졌다.
정이품송은 높이 14.5m, 가슴높이(흉고) 4.77m다. 수령 600년으로 추정된다.
조선 세조가 법주사를 방문할 때 타고 있던 연(輦·가마)이 소나무 가지에 걸리게 돼 왕이 가마가 걸린다고 말하자 가지가 위로 올라가 연이 무사히 지나갔다고 한다. 세조가 이 소나무의 충정을 기려 지금의 장관급인 정이품이란 벼슬을 내렸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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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