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여의도 5배 농작물 침수·낙과…하반기 밥상물가 비상

전월比 배추 160%·양배추 107%·무 127%↑
벼·사과 등 피해집중…가을 수확기 물가 비상
이른 추석·기름값 및 곡물가 상승도 변수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휩쓸고 가면서 여의도 면적의 5배가 넘는 농작물 침수와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밥상물가가 또 한번 출렁이는데, 다가오는 추석과 국제유가 상승, 곡물가 인상도 2% 초반대로 둔화한 물가를 뒤흔들 전망이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재배지 1565.4㏊가 카눈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5배를 넘는 수준이다.

침수와 조풍 피해를 입은 농경지는 952.8㏊로 집계됐다. 조풍 피해는 소금기가 있는 강한 해풍에 의해 농작물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말한다.

농작물 피해 중 3분의 1인 557.4㏊가 벼에 집중됐다. 그다음 당근(95.0㏊), 콩(86.7㏊), 고추(60.4㏊) 등에 피해가 컸다.

돌풍에 의한 낙과 피해는 대부분 사과(524.9㏊) 과수원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652.8㏊로 가장 큰 피해를 봤고, 그 뒤로 경남(352.6㏊), 전남(219.1㏊), 제주(158.0㏊), 대구(146.0㏊) 등 순이었다. 집계가 이어지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채소와 과일 가격은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주요 과일과 채소의 도매가격이 전달보다 많으면 160% 넘게 훌쩍 뛰었다.

상(上)품 배추 10㎏는 전달보다 160.7% 오른 2만5760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양배추 8㎏는 전달보다 106.9% 올라 1만4560원, 상품 깻잎 2㎏은 전달보다 78.2% 오른 3만8760원이었다.

상품 시금치 4㎏는 51.7% 오른 5만9500원, 상품 적상추 4㎏는 17.8% 오른 5만920원으로 나타났다.

상품 무 20㎏은 한 달 전보다 127.3% 올라 2만9320원, 당근 20㎏은 26.7% 증가한 6만640원이었다.

풋고추도 상품 10㎏이 51.9% 올라 8만2980원으로 나타났다.

상품 사과(후지) 10㎏이 8만6225원으로 전달보다 15.2%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태풍 전부터 폭염과 폭우 등 올해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가을 과일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피해가 총집계되고, 초가을부터 늦가을 수확 기간이 다가오면 과일값은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높다. 상품성 하락도 우려된다.


게다가 올해는 9월 말 이른 추석을 앞두고 있어 단기 수요가 급증하면 서민 체감 물가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이달 물가는 2%대 초반의 안정된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물가 둔화는 석유류 가격이 역대급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는데, 최근 국제 유가는 공급 감소 우려와 수요 증가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가도 5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해 이달 물가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거기다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이 종료되면서 국제곡물가도 3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해 하반기 국내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7~9월 날씨에 따른 계절적 요인과 추석 등 수요 급증으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경제 동향에서 "폭염·호우 등에 따른 물가 불안 및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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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