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노역 피해자에 국민성금 전달식

모금 운동 시민단체·피해자 사이 연대 의지 확인
일본측 단체도 "가해국으로서 죄송…함께 싸울 것"

일제강제노역 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모금에 나선 지원 단체들이 일부 성금 전달식을 열고 피해자들과의 연대 의지를 다졌다.

피해자들은 기부에 참여한 단체와 국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사죄하지 않는 일본, 제3자 변제안을 철회하지 않는 정부와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과 광주전남역사지킴이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역사정의 시민모금 전달식 및 응원의 자리'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일제강제노역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와 같은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의 딸 이고은씨,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등 피해 당사자와 일가족, 지원 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 610여 개 시민·종교단체로 꾸려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6월 29일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일제강제노역 피해자 지원 시민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진정한 사죄는 빠진 채 굴욕적 배상만 남은 정부 해법에 공분,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고 강제노역 피해자와 연대·지지하겠다는 취지다.


모금 시작 46일 만인 전날 오후 3시 기준 5억4188만6174원이 모이면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일부가 지원됐다. 단체는 양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에게 각 1억원, 고인이 된 피해자 2명의 유족 5명에게 2억원을 나눠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양 할머니는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헤치고 나가는 모든 여러분들이 거룩하다"며 "끝까지 우리는 지지 않을 것이다. 분발하며 살아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이 할아버지를 대신해 행사에 참여한 딸 이고은씨도 "아버지를 위해 국민들이 열정적으로 지지해준 것에 대해 큰 감동을 느낀다. 아버지 또한 감동해 목숨 다하는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시더라도 그 뜻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친일파 척결 등에 맞서 이겨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단체들도 피해자들의 감사에 화답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마지막 난관에 서있는 피해자들의 싸움을 지키과 모금운동을 결의했지만 막막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 이렇게 마련된 자리를 통해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금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이름없이 마음을 먹고 기도한 분들의 간절한 마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주저하지 말고 끝까지 가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광주 시민들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모인 관련 성금을 전달한 다카하시 마코토 나고야소송지원회 공동대표는 "가해국의 시민으로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가슴아프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강제노역 문제 해결이 될 때까지 일본 내에서 금요행동 등 여러 활동을 중단없이 이어나가겠다. 해결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10억 원을 목표로 시작한 모금 활동은 내년 6월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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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