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지원한다더니…제대로 된 답변 없어
피해자 "국토부에 문의하라는 답변 뿐, 답답"
도 "실질적인 지원책 정리하고 설명하겠다"
"명색이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인데 몇 달째 대책이나 지원 방안 숙지가 안 되는 게 말이 되나요?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네요. 연락할 때마다 기가 찹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피해자 결정 사례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경기도전세사기피해센터의 미흡한 대응이 벼랑 끝에 몰린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5월2일부터 옛 팔달 경기도청사에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법률·금융·주거지원 상담뿐만 아니라 '전세사기피해자' 결정신청서 접수, 피해사실조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 센터를 이용한 피해자들은 정부에서 내놓은 저금리 대출 등 지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심지어 '모른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 A(32)는 지난 2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경매 넘어간 집을 어쩔 수 없이 낙찰받으면서 전세금에 낙찰대금까지 수억 원의 빚더미에 앉은 상태다.
2년 넘게 마음고생하다가 피해자로 인정받은 A씨는 대환대출을 통해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경기도전세피해지원센터를 찾았지만, 허탕이었다. 센터 상담 직원들이 피해자보다도 지원 내용에 대해 모르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A씨는 "대출 관련 문의했더니 '이미 대출받았는데 뭘 더 해드릴까요?'라는 답변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지원 내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더니 '그건 국토부 또는 HF에 연락해서 직접 상담받으라'고 하더라. 정확한 문의처조차 모르더라"며 황당해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 전에는 근거가 없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하더니 지금은 제대로 알지 못해서 혼란만 부추기는 꼴"이라며 "매번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니네가 사기 당해놓고 왜 우리한테 그러냐'는 식의 대처로 상처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천센터에 같은 내용으로 문의했더니 상세한 설명과 함께 친절한 안내를 받아서 오히려 당황스럽더라. 피해자로 인정됐지만 결국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없고, 기대가 물거품이 돼서 너무 허탈하다"라고 덧붙였다.
B(30)씨는 경매로 넘어간 집 낙찰에 실패하고, 전세금도 받지 못한 채 타 지역으로 이사했다. 빚에 빚을 더해 이사하면서도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은 받을 수 없었다. 이자 감면이라도 받기 위해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의 태도에 그나마도 포기했다.
그는 "센터에 여러 차례 방문해 도움을 받으려고 했지만, 과도한 서류 요청과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지쳐서 포기하게 됐다. 생계를 유지하면서 피해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언제까지 시간을 쏟을 수 없지 않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센터의 태도에 답답해 포기 상태"라고 말했다.
C(38)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그는 "기존 전세자금을 상환하고 새 전세대출을 받아서 이사 갔는데 똑같은 피해자라도 이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 납득할 만한 설명이라도 있으면 좋은데 피해지원센터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본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변할 뿐 실질적인 안내를 못 받았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런 데도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는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 전세피해지원센터 관계자는 "저희도 설명해 드리고 싶은데 국토부에서 연락받은 게 없다. 안내받은 내용이 없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국토부에 추가 자료를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인지하고 있지만, 국토부에서 내려온 내용이 단순 내용밖에 없다"면서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안내를 하나. 한계가 있다. 피해자들에게 전한 이야기 이상 드릴 수 있는 얘기가 없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경황이 없을 피해자들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정리하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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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