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0일 아들' 바닥에 던지고 방치해 살해…중증장애 친모, 징역 10년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7일 선고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4·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할 것과 아동 관련 기관에 10년 동안 취업을 못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나이가 어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해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학대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피고인이 아이를 혼자 돌보는 과정에서 힘들어 했던 부분이 있더라도 생명을 앗아갈 정도는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범행 사실은 용서가 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며 "출산 후 육아 스트레스 장애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과 친부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A씨가 중증지적장애와 산후우울증 등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중증지적장애인이고, 첫째 아이를 낳고나서부터 산후우울증을 겪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범행 이르게 된 경위나 범행 이후 행동 등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헌법상에서 규정하고 있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면서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의 범행 경위 등을 볼 때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4월26일 오후 4시께 인천 서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 B군을 2차례 바닥에 내던지고 3시간 동안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의 남편은 당일 오후 6시51분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신고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B군은 같은날 오후 8시8분께 결국 숨졌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으로 출동한 경찰은 B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 "우측 귀 위쪽 머리뼈 골절 및 약간의 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며칠 전 실수로 아이를 바닥에 떨어뜨린 적이 있다"면서 "아이의 호흡이 가빠지긴 했으나 괜찮을 줄 알고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육아 스트레스로 인해 B군을 방바닥에 내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A씨는 '아이를 낳았는데 모성애가 없다'거나 '아기가 밉고 죽이고 싶다'는 등의 내용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범행 당시 A씨는 바닥에 던져진 피해자의 맥박이 약해지고 눈이 뒤집히는 것을 보고도 피해자를 더 강하게 재차 던져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시 외출 상태였던 A씨의 남편에 대해서도 학대사실 등을 조사했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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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