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어 준 2개의 간으로 엄마 살린 '사랑의 父子'

전직 경찰관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하나씩 간을 떼어 죽어가는 엄마의 생명을 살린 눈물겨운 따뜻한 사랑의 가족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는 서규병(69)씨와 아들 서현석(40)씨 부자는 지난 7월말 서울 아산병원에서 고명자(68)씨에게 각각 자신의 한쪽 간을 떼어 이식하는 수술을 한 병원에서 진행했다.


긴 시간 숨막히는 긴장된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그러나 고명자씨의 회복이 늦어져 중환자실에서 나오지 못하면서 이들 부자는 한동안 지켜볼 수 밖에 없었으나 최근 차츰 회복이 되어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조마조마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 부자의 뜨거운 사랑이 없었다면 어느 한 사람에겐 아내이고, 어느 한 사람에겐 어머니인 한 소중한 생명을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이들은 첫째 아들이 심장판막증으로 치료약이 없고,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진단을 받고도 기적같이 살아났으나 결국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까지 다니다 수년전 먼저 간 슬픈 상처가 있어 더 아픈 가족이다.

'사랑으로 뭉친' 이들 부자는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서 조국을 지킨 할아버지 서성섭씨의 아들이고, 손자이기도 하다. 할아버지 서성섭씨는 어린 시절엔 강원도 홍천군 동면 속초국민학교 연못에 친구인 전 미탄고등학교 교장 민모 씨와 밤이면 나라꽃인 무궁화를 몰래 심다가 일본 순사들에게 발각돼 고향을 떠나 피신해야 했던 적도 있다. 서성섭씨는 한국 전쟁때는 소대장으로 고향인 홍천 삼마치 전투에서 조국을 지키다 전사, 지금은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다.

아버지 서규병씨 역시 경찰 재직시 일선 수사 형사 등으로 몸을 아끼지 않았으며 퇴직 후에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밑에서 일하다 이번에 아내의 병원 입원에 간을 이식해 주기 위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아들 서현석씨 역시 평생을 장애로 살아 온 형에게는 착한 동생이었고 부모에겐 착한 효자로 알려졌다.




이번 수술을 하는 과정에 이들 부부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고명자씨는 병석에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남편과 아들에게 손글씨를 써서 또 한 번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이런 사연을 접한 주변 지인들은 이들 '사랑의 가족'이 하루빨리 병실에서 회복되길 기도하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