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종과 연인이였다" 망자 허위사실 유포한 30대 항소심서 감형

3년 전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최신종(34)에게 살해된 여성 2명 중 1명에 대해 '최신종과 사귀던 사이였다'고 거짓 방송 인터뷰를 한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도형)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최신종의 지인으로 알려진 A씨는 2020년 5월1일 오후 8시55분께 한 방송사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종과 (피해자) B(사망 당시 34·여)씨는 연인 관계였다"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최신종은 같은 해 4월 각각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나흘 간격으로 잇따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해당 프로그램 작가에게 먼저 연락해 "최신종과 잘 아는 사이다. 경찰보다 내가 더 많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며 "언론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어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나이 서른 넘은 사람(최신종)이 100만원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두 사람(최신종과 B씨)이 두 달 정도 만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현금과 팔찌도 (B씨) 스스로 빌려줬고, 강제로 성관계를 한 사실도 없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실제 방송에 그대로 나왔다.

하지만 A씨의 인터뷰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B씨는 최신종의 아내 지인으로, 두 사람은 사귀던 사이가 아니었다. 최신종은 B씨를 성폭행한 뒤 살해하기 전 폭행과 협박으로 현금과 팔찌를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파성이 큰 방송을 통해 허위 사실이 적시됨으로써 피해자 유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엄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언론기관의 공정한 보도를 촉구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고, 고의의 정도 또한 미필적 고의에 불과한 데다 프로그램에서 허위 사실이 반박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최신종은 지난 2020년 4월15일 0씨께 전북 전주시 완주군 이서면 승용차 안에서 B씨를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다음 시신을 임실과 진안 사이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82만원 상당의 금팔찌 1개와 현금 48만원을 강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달 19일 전주시 대성동 한 주유소에서 채팅 앱에서 만난 20대 부산 여성을 차 안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 한 과수원에 버린 혐의로도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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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