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인민가 가르쳤다고 교사들 총살…"국가 손배 책임"

6·25 한국전쟁 당시 전남 진도에서 경찰로부터 학살당한 희생자 유족에게 국가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제3-3민사부(항소부·재판장 이미주)는 진도군 군내면 분토리 간재골 희생 사건으로 숨진 교사 A씨의 자녀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319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심보다 위자료를 늘려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4일 밝혔다.

진도 군내면 분토리 간재골 희생 사건은 1951년 1월 20일 경찰이 인민군 부역 혐의를 씌워 군내초 뒷산에서 주민들을 총살한 사건이다.

당시 A씨를 포함한 교사 3명은 인민군 점령기에 학생들에게 인민가 등 노래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의 자녀는 지난해 5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당시 경찰은 직무상 불법 행위로 A씨를 살해해 국민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 생명권을 침해했다. 이에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국가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한국전쟁 중 군경에 의해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진 반인권적인 중대 범죄인 이 사건은 일반적인 불법행위와 다르게 볼 필요가 있고, 민법상 진실 규명 통지서를 받은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 소송이 제기됐다며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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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