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9월 검찰 출석…'추석 전' 체포안 표결 직면

내달 11~15일 조사…추석 전 체포동의안 표결 전망
이재명 측 "검찰, 이슈 덮으려 정치적인 수 쓰는 것"
계파 갈등 불가피…비명 "부결 시 방탄 지옥 빠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는 9월 11일 이후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국회 비회기 중 영장 청구를 원했던 이 대표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검찰이 조사 이후 구속영장을 추석 이전에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불가피해 당내 계파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다음달 11일에서 15일 사이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점쳐진다.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하겠다고 했는데, 당장 1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5일부터 나흘 동안 대정부질문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같은 달 18일과 20일에는 각각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예정돼 있고, 정기국회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21일과 25일로 잡혀있다.

이 대표 측의 주장대로 9월 중순께 검찰 조사가 이뤄질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은 추석 전 진행될 수도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일정에 관한 질문에 "통상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일주일 안으로 영장을 청구한다더라 그런 일정을 감안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간 이 대표와 검찰 간 출석일을 둘러싼 신경전이 지속돼 왔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이 원하는 바를 이룬 듯하다. 국회 회기 중 구속영장 청구는 이 대표 측이 원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앞당겨 종료하는 '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단독 제출하고, 이를 통과시키기까지 했다.

검찰이 비회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것이다. 이를 통해 회기는 당초 이달 31일에서 25일로 단축됐고, 국회는 26일부터 내달 1일 전까지 비회기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수원지검이 이 대표에게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날짜가 오는 30일로 잡히면서 비회기 중 구속영장 청구는 어렵게 됐다.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출석 일정을 조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당내 분란이 불거지도록 유도했다는 거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검찰 말대로 중대범죄라면 빠르게 영장실질심사를 받아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며 "그렇지 않고 9월 중에 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포동의안 표결로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의혹 등의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윤석열 정권 특유의 정치 수법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정기국회 동안 민생법안 처리보다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대표가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단하면서 한동안 '방탄' 논란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여당의 공세도 강해질 것이라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당내 비이재명(비명)계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발언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만약 또 정당한 영장청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부결시킨다면 우리 당은 이제 영원히 방탄 지옥으로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총선에서 어떤 약속을 해도 '너네들은 말 뒤집기를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쉽게 하는 그런 부류 아니냐'라고 비난하면 거기에 대고 반박을 못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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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