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추행' 임옥상 '기억의 터' 작품 철거 완료…"새 작품 조성"

오세훈 "시민단체는 죽었다" 철거 반발에 강력 비판

서울시가 시민사회단체와의 대치 끝에 남산공원 '기억의 터' 내 설치된 민중미술가 임옥상(73)씨의 조형물 2점을 모두 철거했다.



시는 5일 오전 기억의 터 내 임씨의 작품 2점인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모두 철거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철거하지 못했다가 작업을 완료한 것이다.

시는 기억의 터가 시민 모금 등을 거쳐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억의 터는 유지하되, 안에 설치된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시민단체는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가 성추행을 인정한 작가의 작품 철거를 막아섰다"며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많은 시민 단체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우리편'이 하면 허물을 감싸주고 '상대편'이 하면 무자비한 비판의 날을 들이댄다"며 "오랜 세월 진영논리에 젖어 사고하다 보니 무엇이 상식인지도 모르는 듯 하다. 진영 논리가 아닌 상식과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는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면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릴 조형물을 재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조형물이 철거된 자리에 조성 당시 관계자와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 공공미술위원회 등의 자문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를 채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임씨의 작품을 존치하는 것은 위안부를 모욕하는 일이자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인 만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임씨는 지난달 17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기억의 터 내 조형물이 철거되면서 서울 시립시설에 조성된 임씨의 작품은 사라지게 됐다. 시는 임씨의 1심 판결 이후 광화문역 내 '광화문의 역사', 하늘공원 내 '하늘을 담는 그릇', 서소문청사 앞 '서울을 그리다', 서울숲 '무장애놀이터' 등에 대한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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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