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셀프처방 의사 1만5505명
최연숙 의원 "마약류 셀프처방 제한 필요"
우리나라 전체 의사 중 11%가 마약류를 셀프 처방한 이력이 있다는 집계가 나왔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체 의사(치과의사 포함) 11.0%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했다.
2020년 이후 올해 5월까지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 이력이 확인된 의사는 총 1만5505명으로, 이는 2022년 말 기준 전체 활동의사(11만2321명) 및 치과의사(2만8015명)의 약 11.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연도별(중복 포함)로는 2020년 7795명, 2021년 7651명, 2022년 8237명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5월까지는 총 5349명이 셀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취합한 3년5개월 간 이력을 따져보니, 셀프 처방한 마약류는 알약 기준 321만3043개였다.
또 마약류 셀프처방 이력이 있는 의사 4명 중 1명은 3년 이상 셀프 처방을 반복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셀프 처방한 마약류를 성분별로 살펴보면, 처방건수로는 공황장애 시 복용하는 항불안제가 가장 많아 전체 처방건수의 37.1% 를 차지했다. 이어 불면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졸피뎀’이 32.2%, 식욕억제제 19.2% 순이었다. 처방량으로 보면, 항불안제 37.7%, 졸피뎀 19.8%, 식욕억제제 18.8% 순이었다.
최연숙 의원실이 파악한 결과, 요양병원 의사 A씨는 지난 한 해만 마약성 진통제와 졸피뎀, 항불안제 등 의료용 마약류 총 16만정을 셀프 처방했다. 이는 하루 평균 440정을 매일 먹어야 하는 양이다.
최 의원실은 “이에 경찰과 식약처는 오남용 정황이 분명하다고 봤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사실도 확인됐다”며 “마약류 셀프처방에 대한 점검과 제재가 미흡한 것은 최근 3년간 점검과 수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식약처가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을 점검한 인원은 2020년 26명, 2021년 16명, 2022년 19명으로 3년간 61명에 불과했다. 이중 수사 의뢰를 한 경우는 2020년 19명, 2021년 5명, 2022년 14명 등 38명 뿐이었다. 이중 15명이 송치됐고, 불송치 15명, 수사 중인 인원은 8명이었다.
마약류 셀프처방 의사를 의료기관별로 구분하면, 2022년 기준으로 개인 의원에 속해있는 의사가 54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 1101명, 상급종합병원 701명, 병원 499명, 치과병원과 치과의원이 226명, 공중보건의료업 122명, 요양병원 114명, 한방병원 59명 순이었다.
최 의원은 앞서 올해 1월 의사들의 마약류 셀프처방을 제한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의사들의 마약류 오남용은 본인 문제일 뿐 아니라 환자의 진료권 침해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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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