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력도매가격, 1년새 25.5%↓…역마진 해소는 '아직'

지난달 SMP 5개월 째 100원대
국제유가, 최근 두 달 연속 상승
정부,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시사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에 전기를 사올 때의 가격인 전력도매가격(SMP)이 5개월 연속 ㎾h(킬로와트시)당 100원대 중반을 기록하며,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두 달 연속 치솟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근본적으로 역마진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전력거래소가 발표한 '8월 전력시장 운영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전력 도매가격은 ㎾h당 147.22원으로 1년 전보다 25.5% 떨어졌다.

전력 도매가격은 지난해 8월 ㎾h당 198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치솟으며 지난해 12월 ㎾h당 268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4월 164원으로 100원대에 진입하고 4개월째 140~1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주요 연료원의 열량단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한 탓이다. 다만 올해 LNG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며 전력 도매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LNG 열량단가가 1년 전보다 30.0% 하락한 가운데, 석탄과 유류 열량 단가도 30.8%, 25.6% 각각 내려간 게 반영됐다.

전력 도매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며 한전의 전력 판매 마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지난 5월 판매단가가 구매단가를 간신히 넘어서면서 10개월 만에 역마진 구조가 해소된 바 있다.

다만 송·변전을 위해 필요한 여러 비용을 고려하면 판매가격이 구매단가보다 적어도 10%는 더 높아야 한다.

더욱이 최근 국제 유가가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진 것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제 유가의 오름세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반년의 시차를 두고 전력 도매가격을 밀어 올린다.

두 달 연속 한전 적자를 야기시키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됐으나 다시 역마진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영업적자는 2조2724억원이다. 9개 분기 연속 쌓은 누적 적자는 47조원을 넘어섰다.

결국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만이 답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와 관련해 "전력요금 조정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기요금 인상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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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