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군 장비 전시사업 찬성 80%"

광주시, 광주ON(온) 통해 설문조사…3724명 참여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유혈 진압에 쓰였던 헬기·전차와 동일한 군 장비를 광주에 전시하는 사업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 결과 '찬성한다'는 의견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경기 소재 한 군부대에서 장갑차 3대와 무장헬기 1대·전차 1대 등 군 기동장비 총 5대를 넘겨 받았다.

해당 장비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진압 작전에 썼던 장비와 같은 기종이다.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난 도태·폐기 대상 장비다.

시는 옛 전남도청복원협의회의 요구에 따라 군 부대로부터 해당 장비들을 인수, 지난해 9월부터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요지는 장비들을 광주 서구 치평동 5·18자유공원에 야외 전시, 항쟁사 교육에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제기되면서 기존 전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애당초 사업이 구체적이지 않았으며, 의견 수렴 절차도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광주시는 이 같은 지적을 수용,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홈페이지 내 소통창구인 광주ON(온)을 통해 전시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물었다. 설문에는 372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5·18 당시 진압 작전에 동원된 탱크·장갑차·헬기 전시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참여 시민들은 매우 그렇다 42.7%, 그렇다 36.1%, 그렇지 않다 12.4%, 매우 그렇지 않다 8.8% 순으로 답했다.

'5·18 당시 진압 작전에 동원된 탱크·장갑차·헬기를 치평동 5·18자유공원 내 영창에 전시하는 것을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36.6%, 그렇다 41.5%, 그렇지 않다 14.1%, 매우 그렇지 않다 7.8% 순으로 답했다.

'5·18자유공원 이외 적합한 장소는 어디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옛 도청 앞 민주광장(53.6%)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5·18 당시 진압 작전에 동원된 장비 중 하나인 헬기를 5·18사적지인 금남로 전일빌딩245 옥상에 설치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이에 동의하느냐'는 설문에는 매우 그렇다 25.9%, 그렇다 33.1%, 그렇지 않다 27.8%, 매우 그렇지 않다 13.2% 순으로 답했다.

'전시 장비가 5·18트라우마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매우 그렇다 15.5%, 그렇다 32.3%, 그렇지 않다 41.8%, 매우 그렇지 않다 10.5% 순으로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시민들은 '전시 목적이 잘 전달 돼 아픔이 되살아 나지 않길 바란다' '다음 세대들에게 알리는 목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당시를 기억할 공간이 필요하다' '역사적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무기를 전시하는 일은 반대한다' '공론화 절차가 더 필요하다' '트라우마 치료가 우선이다'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광주시는 설문 조사 결과 등을 반영,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전시사업으로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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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