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과 민심 불가분…특정 의도로 여론 조작"
"댓글 국적 표기 의무화법 발의…민주, 대안 제시해야"
"북한 개입 의심도…조작세력 색출해 심판 받게 해야"
국민의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이 열렸던 지난 1일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의 축구팀 응원 페이지에서 과반이 중국 팀을 응원한다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상식과는 거리가 먼 통계가 집계돼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한다"며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뛰어난 공감 능력과 인류애를 가진 우리 국민이기에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얼마든지 중국팀을 응원할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보편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집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며 "중국 시진핑 수석은 '뉴미디어 여론을 장악해야 한다', '여론전에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인터넷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중국 내 강성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확산으로 '자발적 댓글부대'인 '쯔간우'가 증가하고 있다는데, 이들은 주요 현안이 아닌 상황에서도 애국심을 표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8800만건 여론이 조작됐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드루킹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과 민심은 불가분의 관계다.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는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국가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나 침묵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포털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다음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클릭 응원'보다 중국과 북한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상적인 국민 정서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TF는 "선거에까지 외국인이 포털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 있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며 "중국인들과 북한의 여론 개입 의혹은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게 아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중국인들과 중국 동포들이 여론 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차이나 게이트' 의혹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의 심각성이 엄청난 만큼 중국인이든 북한의 소행이든 내국인의 짓이든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자격 없는 자들의 부당한 여론 개입은 국기문란의 범죄인 선거 공작으로 이어지는 여론조작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사 당국과 포털은 철저히 의혹을 수사·조사해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이른 시간 안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박성중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포털에 중국 세력이 개입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중국 IP를 우회해 국내, 내부에서 작업하는 북한의 개입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두 개의 포털(네이버, 다음)을 비교해 보면 포털 다음에 조작세력들이 가담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포털 댓글은 여론을 조작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비스를 끝내 심판하더라도 조작세력은 반드시 색출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을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의원은 포털 다음에서 중국 팀 응원이 더 많게 나타난 응원 서비스 창을 공유하며 "한국 포털인데 왜 다음에서는 중국 응원을 더 많이 할까"라고 제기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포털 다음이 중국 바이두 한국지사인가"라며 "다음은 네이버보다 상대적으로 이용자가 적어 여론 조작이 용이하니 중국인 이용자나 친중국 한국인 이용자의 여론 조작 놀이터가 되고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경기가 시작된 1일 밤 9시께 다음이 운영하는 응원 댓글 페이지에 전체 응답자 120만명 중 55%가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각 네이버에서는 약 10%가량이 중국을 응원한다고 답했다.
심지어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전체의 92%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에서 중국의 승리를 응원하는 응답이 많이 나타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인들이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다음은 클릭 응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다음은 오후 6시47분께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횟수 제한 없이 클릭할 수 있어 특정팀에 대한 클릭 응원숫자가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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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