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고폰 보상 韓 106만원 vs 美 163만원"

폴드4 반납 후 폴드5 구매 시 미국서 최대 57만원 더 지급
韓은 동일 모델도 용량 따라 차등 보상…타 브랜드 보상도 안돼

삼성전자가 최신 폰 출시 이후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최대 57만원 가량 많은 혜택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변재일 의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트레이드 인'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을 지난 8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두 달 동안 운영한 뒤 종료했다. 트레이드 인은 기존에 사용하던 중고폰을 반납하면 중고 스마트폰 가격에 최대 15만원을 추가 보상해주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이다. 한국·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중국·태국 등 총 55개국에서 운영됐다.

변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동일한 모델의 중고 스마트폰 보상가를 한국보다 미국에서 높게 책정해 지급하는 등 차별적인 가격정책을 운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갤럭시 Z 폴드4 를 반납하고 폴드5를 구입할 경우 한국에서는 보상금액으로 106만원을 지급하지만 미국에서는 1200달러(약 163만원)를 지급해 약 57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갤럭시 Z 플립4를 반납하고 플립5를 구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67만원을 보상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600달러(약 81만원)로 책정해 14만원을 더 지급했다. 특히 플립5 출시 초기 미국 평균 보상가 금액은 900달러(약 122만원)로 최대 55만원의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변 의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출시된 플래그십 단말기의 국내 출고가가 해외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고 주장해왔으나 중고폰 보상금액을 적용하면 한국 소비자는 미국 소비자들에 비해 크게 차별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변 의원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스마트폰 가격 비교 현황'에 따르면 플립4 의 출고가는 한국 135만원, 미국 142만원으로 한국이 7만원 더 저렴하다. 하지만 중고폰 보상금을 고려하면 미국에서 최대 55만원을 더 높게 책정해 미국 소비자들이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플립4 256G는 65만원, 512G는 67만원을 보상하는 등 동일 모델이라도 용량에 따라 보상금액에 차등을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용량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보상금액을 지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삼성 스마트폰만을 추가보상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미국·영국·호주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삼성 단말 외에도 애플 아이폰, 구글 픽셀폰 같은 타 브랜드 모델까지 보상해주는 등 프로그램을 차별적으로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당사 제품의 마케팅 정책(가격 등)은 글로벌 공통으로 운영 중"이라면서도 "다만 각국의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현지 프로모션은 다양한 형태로 개별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의원은 "각국의 시장 상황에 따라 프로모션을 다르게 운영한다는 것은 같은 정책이라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경쟁적인 국가의 소비자들만을 우대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며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이후 삼성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85%까지 치솟았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경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 지속되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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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