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사' 설전…여 "대선 공작 연루" 야 "검찰의 여론재판"

국회 법사위, 23일 대검찰청 상대 국정감사
여 "이, 대선 직전 가짜뉴스 전파…선거 개입"
야 "추석 전 체포동의안 청구, 정치적 고려"

여야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상황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에 이 대표가 연루돼 있다며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민주당은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등을 놓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의혹을 겨냥해 "일단 가짜뉴스가 생산되면 곧바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뛰어들어 (가짜뉴스를) 확산시킨다"며 "결과적으로 모든 언론이 이를 다루게 되는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가 (가짜뉴스 확산을)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은 해명돼야 할 중요한 쟁점'이라며 의혹을 기정사실화 했다"고 주장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허위 인터뷰 의혹 당사자가) 가짜뉴스 생산과 관련해 거액의 대가를 수수했던 점, 선거 직전에 허위 사실이 보도되고 후속보도·고발이 이어진 점을 볼 때 심각한 사안"이라며 "문재인 정부 검찰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아울러 "민주당 인사들은 SNS를 통해 가짜뉴스를 전파했을 뿐만 아니라,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대선 전날에 475만명에게 이를 문자로 발송했다"며 "당시 검찰 수사팀과 민주당 인사, 이 대표 수사를 통해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보를 왜곡·조작해 선거 결과를 바꾸려 한다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나"라며 "대선 공작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묵인·방조한 적이 있다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을 향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온 게 추석 직전이었다. 시기를 선택하는데 정말 아무런 정치적 고려가 없었나"라며 "8월 비회기나 추석을 지나서도 영장을 (청구)할 수 있었다. 추석을 하루 이틀 앞두고 영장실질심사가 생기도록 일정 조작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이 "일체의 정치적 고려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자, 권 의원은 "고려를 안 했다는 게 굉장히 정치적인 입장이다. 고려를 안 했을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제안설명에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한 민주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라'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정치적인 연설이 아니라면 뭔가"라며 "체포동의안 청구 권한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에 "국회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는 회기 때 청구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맞는다고 본다. 비회기 때는 검사 1명이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와 의사일정을 협의해야 한다"며 "한 번도 정치권과 상의해 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이 회기를 자르고 비회기 4~5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했는데, 어차피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상태"라며 "해당 날짜를 비워두더라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사정이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누가 과연 날짜를 비워놓고 수사기관에 영장을 청구하라고 할 수 있나"라며 "수사는 일정한 절차가 있다. 검찰이 비회기에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게 민주당을 쪼개기 위함이라는 주장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의 이재명 대표 '표적 수사' 주장을 두고 여야 공방도 이어졌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 중심의 경제를 운영하자고 하는데, 1년 내내 (이 대표) 한 사람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신문 1면 톱이 되는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라며 "대검찰청이 있지만 한동훈 장관이 수사를 지휘하는 느낌"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이재명 대표 수사팀) 50명이면 울산지검 정도 되는 숫자"라며 "그 정도 검사를 투입해 6차례나 소환조사하고 376차례 압수수색을 했는데, 검찰이 아니고 '이재명 특검팀'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 관계자발 보도가 2배 넘게 증가했다"며 "통제받지 않는 권력 아닌가. 피의사실 공표로 여론 재판을 일방적으로 주도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가 '리조트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이 차장검사가 우리나라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들어가는 굴지 재벌기업의 부회장으로부터 대접을 받는 게 적절한 관계인가"라며 이 차장검사가 한 스키 리조트 식장에서 와인을 마시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제 책임하에 있다"며 "이정섭 차장이 수원지검 2차장으로 안 갔으면 이런 의혹이 제기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맞받아쳤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의혹을 두고 "이정섭 검사의 사생활과 관련한 (야당의) 질의가 반복되고 있다"며 "국정감사는 기관이 지난 정책, 수사, 방향에 대한 질의를 하는 것인데 개인에 대한 질의가 반복되는 것은 특정한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 의원들께서 이재명 대표 1인에 대한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 하면서 그 뒤에 대검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씀한다"며 "뒤에는 대검이 아니라 이 대표가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이렇게 다양한 사건에 (연루된) 지도자가 있나"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범죄와 법인카드 유용 하나만으로도 유죄판결을 떠나 정치인의 생명이 끝났어야 한다"며 "이 대표는 이런 범죄 혐의가 있는데도 어떻게든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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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