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측 "즉시 항고할 것"
쌍방울그룹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재판부 기피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이화영 측이 같은 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법관 3명을 상대로 한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이화영 측은 지난달 23일 해당 재판부가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며 기피신청을 낸 바 있다.
이화영 측은 ▲증인신문에 관한 형사소송규칙 위반 ▲불명료한 쟁점에 대한 석명의무 불이행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증인신문 허용 ▲재판진행 불공평 ▲위법한 추가구속영장 발부 ▲증거인멸교사죄에 대한 공소장 변경 문제 등을 기피 사유로 들었다.
형사소송법상 기피는 법관의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측이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재판을 지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한 경우 재판부 자체 판단으로 기피 신청을 간이 기각할 수도 있으나, 통상 같은 법원 다른 재판부가 기피 신청이 정당한지를 판단한다.
일각에서는 재판 지연이 목적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1심 재판부는 "간이 기각 여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며 지난달 24일 재판을 중단하고 기일을 추정했다.
기피신청을 심리한 재판부는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유는 이 사건 재판부가 불공평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의혹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법원은 증인 진술의 증거능력과 증명력에 관해 판단할 여지가 아직 있으며, 반대신문이 남아있는 점 등을 보면 신청인의 주장 사유가 재판의 공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만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어 "재판부가 검사의 석명권 행사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있고, 공소기각 결정이나 무죄판결을 할 여지 등을 종합하면 신청인 주장에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신문 당시 검사의 질문에 대해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해 해당 질문이 향후 기소될 사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재판부가 신중하게 검토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추가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판기록에 의하면 증거인멸교사 사건의 증거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는 등 심리가 종결된 것으로 보이지 않아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영장주의를 위반해 위법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화영 측은 기피신청 기각 결정에 불복해 즉시 항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화영을 변론하는 김현철 법무법인 KNC 변호사는 "법원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며 "즉시 항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화영은 지난해 10월14일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등 뇌물 및 정치자금 3억여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후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와 쌍방울 측에 자신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자료 삭제를 요청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로 추가기소된 상태다.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는 이화영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80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해 북측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최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이화영에게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화영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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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사회부부장 / 이형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