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회서 영원히 격리"…정유정 사형 구형
정유정 측, 불우한 성장·양극성장애 등 감형 호소
법조계 전문가들 무기징역 선고 가능성 전망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1심 재판이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에 종착역을 향한다. 오는 24일 재판에서 정유정이 어떤 형량을 받게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부산법원종합청사 351호 법정에서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의 선고기일을 연다.
앞서 지난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유정은 교화 가능성이 없고,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가 필요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정유정의 범행에 대해 자신의 분노 해소의 수단으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한 '이상동기(묻지마)'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과외 앱을 통해 살해하기 쉬운 피해자를 물색하고,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뒤 중학생인 것처럼 교복을 입고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등 계획된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피해자의 유가족들 또한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게 정유정에게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이 담긴 엄벌 탄원서를 수차례 제출했다.
정유정 측은 피고인이 특수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해 상세 불명의 양극성 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 감경을 주장했다.
정유정 측은 결심에서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친조부와 새할머니 등의 폭행으로 피고인은 상세 불명의 양극성 장애와 우울 에피소드를 앓고 있는 점을 심신미약으로 고려해달라. 만약 감경되지 않는다면 정상으로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유정은 또 1심 재판을 받는 동안 총 19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반성문에는 자신의 불우한 성장 과정과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점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지난 10월 10일 열린 다른 사건에서 정유정의 반성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의 반성문에 대해 "본인이 결론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선고를) 해달라는 그런 식의 내용은 제대로 된 반성이 아니라"고 비판하며 "정유정도 계속해서 반성문을 써내고 있지만 그게 반성문인지 아닌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정유정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부산지법 형사6부는 최근 사형이 구형됐던 '양정 모녀 살인' 사건과 '부산역 보복 살인' 사건 등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었다.
위 사건들처럼 사형이 구형된 정유정에게도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법조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여러 감형 요소를 주장하고 있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유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한편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1분께 중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A(20대)씨의 집에 들어간 뒤 가져온 에코백에서 흉기를 꺼내 A씨를 10분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유정은 A씨를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같은날 오후 6시 1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다음날 오전 1시 12분께 A씨의 시신 일부를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유정은 또 살인 범행을 저지르기 전 온라인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여성 B(20대)씨와 C(10대)군을 유인해 살인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살인예비)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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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