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여론조사 및 숙의 토론회 열고 강서구 대저동으로 권고
지역별 이전보다 통합 이전 비율 높아…"이전 예정 주민 소통 필요"
강서구 지역구 둔 시의원·구의원 반발…"부산시 권한 없어"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는 부산교정시설을 강서구 대저동 일대로 통합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부산시에 권고했다. 이에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입지선정위는 23일 부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교정시설 현대화를 위한 정책방안으로 강서구 대저동 부산교도소와 사상구 주례동의 부산구치소를 강서구 대저동 일원으로 통합 이전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서의택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장은 "시민여론조사와 시민대표가 함께 참여한 숙의 토론회를 기초한 결과를 토대로 정책권고안을 제안한다"며 "지난 16여년 간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 교정시설이 50년 이상 노후화한 점, 1인당 수용 면적이 1.44㎡(0.4평)에 불과한 점 등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다만 입지선정위는 교정시설 이전 예정지 주변 주민들에게 각종 지원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마련, 이전 예정지 주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추진할 것도 권고했다.
입지선정위는 지난 5월 23일 출범 후 총 7차례의 위원회와 5차례의 소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6월 부산 시내 교정시설과 이전 예정지역 방문, 7월 서울 남부교도소 및 서울 동부구치소 등 현대화된 교정시설을 방문해 교정 시설 현황과 개선 필요성을 확인했다.
9월과 10월에는 시민여론 조사를 시행하고 이달 4일에는 시민참여단 숙의토론을 거쳤다.
시민여론조사는 강서구민 600명, 사상구민 600명, 일반시민 800명 등 총 부산시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진행했다. 1대 1 직접대면조사를 통해 실시했으며, 신뢰수순 95%, ±2.2%p(포인트)다.
결과는 지역별 이전에 29.9%, 통합이전이 42.1%, 유보가 28.0%로 나타났다. 통합 이전이 지역별 이전보다 12.2%p 더 높았다.
숙의 토론 이후 실시된 시민참여단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역별 이전이 44.1%, 통합 이전이 55.9%로 통합 이전이 11.8%p 높았다. 최종 설문조사에서 의견이 바뀐 비율을 보면, 당초 시민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이전을 선택한 응답자 중 숙의과정 후 통합 이전이 38.8%, 통합 이전을 선택한 응답자 중 지역별 이전이 29.9%였다.
유보를 선택한 응답도 지역별 이전이 41.7%, 통합 이전이 58.3%로 모든 경우에서 통합 이전의 비율이 높았다.
서 위원장은 "시민참여단은 분임토의 결과발표에서 교정시설의 현대화를 위한 의견 제시에서 교정시설 이전 예정지 주변 주민들에게 각종 지원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과 이전 예정지 주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 최종 정책권고안에 우선적으로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입지선정위가 강서구 대저동으로 교정시설을 이전하기로 하자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이종환(강서구1), 송현준(강서구2) 부산시의원, 박병률, 구정란, 이자연, 김주홍 강서구의원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같은 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시의원은 "교정시설 입지 선정 결정권자는 법무부이고 협의주체는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인 강서구"라며 "법무부는 교정시설 입지 선정에 관한 기준과 원칙을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하고 해당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한다고 공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시는 이전 대상 지역주민들의 의견 존중도 없는 일방적인 추진"이라며 "입지선정위가 의견을 내고 그 의견을 부산시가 따른다고 하더라도 입지선정에 관한 법적, 제도적 효력이 없어 그 이상의 실현성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 시의원은 "부산시는 통합이전이 지역별 이전에 비해 타당성이 없다는 용역 결과를 입지선정위원들에게 조차 숨겨왔다"며 "처음부터 부산시가 강서구로 통합이전하겠다는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보여주기식으로 입지선정위를 운영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교정시설 결정권자인 법무부의 원칙과 기준을 깡그리 무시하고 해당 기초단체인 강서구와 강서구 주민의 외침을 짓밟은 이 사안에 대해서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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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