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도부·혁신위 '희생' 갈등 고조…30일 혁신위 분수령

인요한, '험지 출마' 원희룡 오찬…"고민 표명도 행동"
김기현, 지역서 의정 보고회…"왜 하냐 시비, 황당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간 '당 지도부·중진·친윤 핵심 불출마·험지 출마(불출마)'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요한 위원장은 오는 30일 혁신위 회의에서 불출마 권고안을 정식 의결할 기세다. 일부 혁신위원들이 당 지도부 등의 무반응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내홍 수습을 위해서라도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지역구인 울산에서 의정 보고회를 진행하는 동안 험지 출마를 시사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찬 회동에 나섰다. 원 장관의 희생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당 지도부 등의 희생을 압박하는 목적이 담겼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김 대표 등 지도부는 혁신위의 압박에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 측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임무라는 입장이지만 울산 재출마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의정 보고회를 강행했다. 친윤 핵심 등에서도 혁신위를 향한 반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인 위원장은 26일 원 장관과 오찬 회동에서 "우리 혁신위(가 희생을 촉구한 이후) 첫 행동이다"며 "국민이 표로 보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말을 많이 해서 무엇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제는 장관이 고민한 것을 표명했기 때문에 행동으로 이어지고 희생이 되고, 희생에 대한 국민의 보답이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장관이 고민을 표명한 것도 행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 지도부가 오는 30일 혁신위 회의까지 "어떤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아주 강한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경고한 상황에서 해당 발언은 고민이라도 표명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여진다.

인 위원장은 김 대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김 대표의 울산 의정보고회에 대해 "공식적으로 연락받거나 들은 적 없다. 저는 참고로 신문과 방송 잘 안 본다. 보면 속상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과 김 대표는 지난 17일 양자 회동에 나서 불출마를 둘러싼 갈등 봉합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지도부 등의 무반응이 이어지고 즉각적인 압박을 원하는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 3명이 사의를 밝히는 등 반발하면서 느슨한 봉합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사의를 밝혔던 임장미 혁신위원은 뉴시스에 "긍정적인 표현으로 화답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용기가 있어야 바뀔 수 있다"며 행동을 요구했다.

비정치인 출신 혁신위원은 '마음을 움직이는' 행동이 없다면 혁신위 회의 불참도 경고하고 있다. 혁신위 내홍이 조기 해산으로 이어지면 혁신위 출범 당시 전권을 약속했던 김기현 대표도 동반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김 대표는 혁신위 압박에도 함구하고 있다. 김 대표 측은 대표의 거취가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본인이 거취에 대한 용단을 내릴 경우 당 공천을 총괄하는 당대표로서 장악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등을 마무리한 이후에 본인의 거취 관련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전날 울산 남구 달동과 선암동에서 의정보고회를 세 차례 열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구민들에게 (의정활동을)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의정보고회를 한다니까 '왜 하냐'며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