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발표…30일 현장 설명회
'마한의 주요 지역'으로 알려진 나주 복암리유적에서 마한부터 백제, 고려시대에 관청이 세워진 중심지역이었음을 확인해주는 기와가 새롭게 발굴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나주 복암리유적에서 추진 중인 발굴조사를 통해 마한의 도랑(환호)시설을 확인한 데 이어 이번에 관청 흔적, 백제 주거지 2기, 백제 인장기와(기와에 명문 인장 등이 찍혀 있는 기와)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도랑시설은 고대 취락과 같이 중요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기원전 5세기 경 마한에서 백제로 넘어가는 시기에도 복암리유적은 여전히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나주 복암리유적은 기원전 2세기부터 마한의 초기 생활유적을 확인할 수 있는 도랑시설과 백제 목간 등이 확인된 바 있고, 인근에는 사적인 나주 복암리 고분군과 금동신발이 출토된 정촌 고분 등 거대 고분이 위치하여 마한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된 백제 인장기와에는 '관(官)'이 새겨져 있다. '인장기와'는 기와에 명문 인장 등이 찍혀있는 기와로 백제 고도인 공주, 부여지역 외에 지방에서는 백제 때 지방 통치의 중심 지역이나 여수, 순천 등 신라 접경 지역에서만 확인된다. 마한 중심지역에서 인장기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시대의 명문 기와는 당시 복암리 일대 행정지명인 회진현 관아에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는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명이 새겨져 있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통일신라 시대에 복암리 일대 명칭이 '회진현'으로 바뀌었는데 '관초'로 적힌 것은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관초(官草)'는 관청에 쓰이는 기와라는 뜻"이라며 "명문기와 발굴로 마한에 이어 백제, 고려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동안 나주 복암리유적 일대에 관청 등 중요 시설이 자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전 조사에서도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백제의 지방행정체계와 고위관직명을 알 수 있는 목간이 발견된 바 있다. 관아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관내용(官內用)’과 이 지역 백제의 옛 지명인 두힐현의 존재를 알 수 있는 ‘두힐사(豆肹舍)’가 새겨진 백제 명문토기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부각되고 있는 마한·백제사 연구와 관련하여 이번 조사에 이어서 조사·연구 성과를 고도화하여 향후 사적 주변지역에 대한 보존관리를 위해 중장기 조사를 계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주 복암리유적의 발굴성과에 현장설명회가 오는 30일 오후 1시 유적에서 열린다. 국민 누구든 별도의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호남취재본부장 / 조성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