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상위 10개국 중 한국만 원전비중 늘어…유럽 가뭄 영향?

작년 韓원전 비중 26.0→27.0%, 나머지 감소
EU GOD "유럽대륙 47%가뭄 경고·17%비상"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0개국 중 원전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만 소폭 늘었다. 독일·일본 등의 탈원전 정책도 있지만 유럽 대륙의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이 극심한 가뭄피해를 입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한 지난해 OECD주요 10개국 발전량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발전량은 635TWh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총 발전량 기준 OECD주요국에서 미국(4479TWh)과 일본(1004TWh), 캐나다(656TWh)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10위권 순위는 독일, 프랑스, 멕시코, 튀르키예, 영국, 스페인 순이다. 전년 대비 10위만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바뀌고 발전량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다.


총 발전량 중 에너지원 별로 비중을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주요 10개국의 원전 비중은 모두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전 발전량은 전체 발전량 중 27.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26.0%)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년 대비 지난해 원전 발전량의 비중을 보면 미국(18.6→17.9%), 일본(6.8→5.6%), 캐나다(14.4→13.3%), 독일(11.9→5.9%), 프랑스(68.9→62.7%), 멕시코(3.1→2.7%), 영국(15.0→14.8%) 등이 줄었다.

주요국의 원전 비중이 줄어든 배경 중 하나는 탈원전 정책이다. 과거 원전 사고를 겪은 독일과 일본 등이 탈원전 정책을 펼치는 만큼 지난해 발전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보다 유럽에서 원전 비중이 감소한 주된 원인은 가뭄이 꼽힌다. 지난해 유럽 대륙의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에 가뭄이 드리워졌는데, 이는 50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원전은 바닷가에 위치해, 바닷물을 용수로 쓰는 반면 강가에 위치한 유럽은 강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가뭄으로 강에서 수원을 얻을 수 없게 되면서 원전 발전량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BBC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세계가뭄관측소(GDO)의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 대륙의 47%가 가뭄 '경고'(waring) 상태에 있으며 17%는 '비상'(alert)이라고 보도했다. 경고 상태는 토양이 말라가는 단계, 비상 상태는 더위로 주변 초목이 스트레스의 징후를 보이는 단계다.

보고서를 기반으로 EU집행위는 당시 "현재 가뭄은 50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밖에 에너지 발전량 1위국인 미국의 감소세는 경제성이 꼽혔다. 미국에는 셰일가스 등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하다 보니 원전보다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올해는 아직 집계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에너지 수요가 줄어든 만큼 전세계적으로 발전량도 줄어들 것 같다"며 "다만 발전원 중 원전 비중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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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