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2차 하락론에 지방 청약 수요 위축
부산·울산·강릉·임실·거제·논산·대전 등
11월 이후 분양 19개 단지 중 12곳 미달
부동산시장이 2차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비수도권 청약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5일까지 비수도권에서 분양한 19개 단지 중 12개 단지(63.2%)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지난달 입주자를 모집한 부산 남구 우암동 '해링턴 마레'는 1297가구 모집에 청약통장이 865개가 접수되는 데 그쳤다. 테라스 형태의 일부 주택형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타입이 미달됐다.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 짓는 '아틀리에933'는 지난 5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70가구 모집에 달랑 17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고,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강릉 모아미래도 오션리버'도 552가구 모집에 510가구 신청에 그쳤다.
지난달 분양에 나섰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더폴 디오션'도 2순위 청약까지 받았지만 일반분양 물량 176가구 중 주인을 찾은 건 40가구에 불과했다.
울산 울주군 '다운2지구 우미린 더시그니쳐'도 1057가구 모집에 733명이 신청하는 데 그치면서 2개 타입 모두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방 광역시 이외 지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북 임실군에서 분양한 '임실 고운라피네 더퍼스트'도 129가구 모집에 달랑 7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고, 경남 거제시 '오션 월드메르디앙 더 리치먼드' 역시 220가구 모집에 청약 접수는 10건에 그치면서 처참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았다. 충남 논산시 '논산 푸르지오 더퍼스트'도 397가구 모집에 256명 신청에 불과했다.
대전 서구 도마동 '포레나해모로',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 푸르지오 트레시엘', 충남 아산시 '탕정 푸르지오 리버파크', 전북 군산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 등은 청약자 수가 공급가구 수를 넘어서긴 했지만 일부 주택형이 미달됐다.
이처럼 지방 청약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건 집값 2차 하락론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방 청약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11월27일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1로 6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매매수급지수 역시 85.3으로 최근 4주 연속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공급·수요 비중을 지수화(0~200)한 것으로 기준선 100을 밑돌면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 더해 대출 규제 강화, 고금리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결과로 해석된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수요 위축 심화로 거래량이 줄어들고 상승 전망이 약화되고 있다"며 "주택시장 수요 회복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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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